[사설]국내 상용화 성공이 세계화 보장

 우리나라가 처음 개발하고 상용화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와이브로(휴대인터넷)에 대한 세계화 낭보가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캐나다 연방정부 및 앨버타 주정부는 올해 3분기에 DMB·와이브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정보통신연구소인 TR랩스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해외 IT지원센터인 아이파크 실리콘밸리는 엊그제 파일럿 프로그램 수행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한다. 단순히 DMB·와이브로 기술의 캐나다 진출이라는 것보다 북미지역 전체로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의 글로벌화 작업으로 지난해 독일·영국·멕시코 등으로 이어져 오던 각국의 DMB 도입 열풍이 중국 광둥성과 베이징으로까지 확산됐다. 이런 열풍에 연초부터 선진국인 캐나다가 불을 지핌으로써 DMB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와이브로도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이후 중남미 국가인 베네수엘라가 처음 상용화하기로 한 데 이어 캐나다까지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여타 다른 국가로의 도입 확산 가능성이 높다. 일본이 차세대 무선 인터넷 표준으로 와이브로 기술 채택을 적극 검토하고 있고, 국토가 광활한 브라질·러시아가 도입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만 봐도 그러하다.

 정부뿐만 아니라 개별 업체 차원에서도 DMB·와이브로 세계화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관련 단말기나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에다 최근 SI업체까지 합세한 것이다. 포스데이타가 최근 인텔과 손잡고 세계 와이브로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포스데이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와이브로에 대한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콘텐츠에서부터 단말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IT업체와 글로벌 동맹을 추진하고 있다니 기대가 크다.

 이런 분위기는 세계 DMB·와이브로 시장을 우리나라가 개척하고 주도하는 데 원동력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특히 와이브로에 이어 통신·방송 융합기술의 하나인 DMB 기술이 국제 표준화하는 데 커다란 원군을 얻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 DMB 기술까지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게 된다면 기술은 물론이고 관련 장비 시장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돼야 DMB·와이브로가 반도체·휴대폰에 이은, 그야말로 우리가 추진해온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확고히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

 분명 DMB·와이브로 기술과 관련 장비를 수출할 수 있는 기회는 우리에게 주어지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기회를 잃지 않고 세계 DMB·와이브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IT 분야 테스트베드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 만큼 국내에서 DMB와 와이브로 상용서비스에 성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DMB·와이브로 기술이 얼마나 우수한지 국내 소비자가 느끼고 서비스가 안착될 때 이 기술을 세계로 확산하는 데 그만큼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와이브로 상용서비스를 두 달 앞둔 상황에서 방송위원회가 와이브로 서비스를 새로운 방송매체로 보고 규제하겠다며 발목을 잡고 나선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본 다케나카 헤이조 총무상이 최근 애플사의 MP3플레이어 세계 시장을 두고 “일본이 먼저 관련기술을 개발하고도 불필요한 규제와 관행 때문에 상업화에 실패했다”고 지적한 것을 남의 나라 일로만 여길 게 아니다. 우리도 이런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 세계 시장으로 나가야 하는 우리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지는 못할망정 국내 시장 서비스마저 지연되도록 발목을 잡아서는 내일의 성장엔진은 영원히 발굴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정부는 인식해야 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