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귀성열차 역사의 뒤안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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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중반, 각 공장 관계자들이 열차에 오른 근로자들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있다.

 힘겨운 작업으로 심신이 지친 근로자들의 귀향길을 인도해온 ‘설 귀성열차’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난 1964년 국내 최초 공업단지로 ‘구로공단’이 조성된 이후 20여년간 공단 근로자들의 귀향 동반자였던 귀성열차가 올해 폐지됐다. 철도청은 최근 인터넷 예약 등이 보편화되면서 수요가 줄어들어 지난해까지 서울디지털(구 구로공단)·반월·시화·남동·주안/부평 등 수도권 지역 국가산업단지 근로자를 대상으로 별도 편성하던 특별귀성열차를 운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매년 설이면 6000여 명의 근로자가 이용해온 귀성열차는 이제 추억 속으로 남게 됐다.2000년대에 들어서 구로공단이 디지털단지로 전환되면서 귀성 근로자가 줄어든데다 인터넷 보편화로 개별 예약률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줄어든 것이 그 배경이다.

 구로공단이 조성된 이후 80년대까지는 주로 각 기업이 제공하던 귀향버스가 주된 귀성교통 수단이었으나 90년에 들어서면서 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줄어들면서 그 역할을 열차가 대신했다. 그동안 귀성열차는 설 직전까지 작업량이 많은 공단 근로자들의 귀향 편의를 지원하기 위해 철도청에서 별도 편성해 왔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조성태 부장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귀성열차도 사라지게 됐다”며 “설 전일까지 힘겹게 막바지 작업을 마치고 손을 흔들며 들뜬 마음으로 열차에 오르던 80년대 여공들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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