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전주범 아이레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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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도 약 20% 성장해 460억∼470억원을 벌었지만 제가 보기엔 최소 4000억∼5000억원은 할 사업입니다.”

 지난 1998년 매출 4조원대의 대우전자 CEO에서 2005년 10월 중소기업 회장으로 변신한 전주범 아이레보 회장(53)은 해외 시장에 대한 의욕이 가득했다. 서울 가산동 아이레보 본사에서 취임한 지 3개월 만에 만난 전 회장은 올해 아이레보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나라마다 문의 규격이 다르기 때문에 해외 시장 진출이 쉽지 않다는 내부 시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키를 가지고 해외 건설사 위주로 영업을 해왔는데 보조키는 규격과는 아무 상관이 없더군요. 유통만 잘 하면 일반 소비재 시장에서도 국내처럼 디지털도어로크 시장이 열릴 거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도어로크에는 두 종류가 있다. 문의 손잡이 부분에 설치하는 일명 ‘주키’와 그 위에 하나 더 장착하는 ‘보조키’가 그것이다. ‘주키’는 문의 모양, 두께, 설치 위치 등 규격이 까다롭지만 ‘보조키’는 현관문이든 사무실 문이든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는데 이를 간과했던 것이다. 또 해외 유통망도 부족하다보니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아이레보에 합류한 뒤 해외 지인들을 만나 이런 사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니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모두 생활에 유용한 제품이라고 인정하며 같이 해보자고 하고 있습니다. 유럽, 미국 쪽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제가 할 일은 아이레보가 이런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이미 진출한 중국과 일본 시장에선 ‘답보’인 것 같다고 하자 전 회장은 “건설 영업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주 매출은 올해부터 발생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모든 걸 혼자하려는 문화가 아쉬웠다”고 꼬집했다.

 그는 “아이레보는 기획과 관리, 개발 업무를 중점으로 하고 나머지는 국내외 파트너들과 공조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런 노력들이 부족했다”며 “회사만이 아닌 시장을 개척해온 리딩 컴퍼니로서 전체 산업을 바라보며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범 회장은 “대우전자에서 나온 뒤 다른 대기업들의 영입 제의가 있었지만 학창시절 건실한 우량회사를 만들어 보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아이레보에서 이를 실현시키고 싶다”며 “또 산업에서 배운 것을 다시 학교에서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전 회장은 영산대학교 부총장 자리를 휴직한 상태며 서울대학교에서 강의 요청도 받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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