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006-대기업·중견기업(Ⅰ)]이동통신-"장벽 넘어 더 높이 뛰자"

올해 이동통신 시장은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라는 격변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그동안 고속행진을 거듭해왔던 성장세가 올해부터는 꺽이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고 단말기 보조금 규제 향배를 비롯한 각종 규제 이슈, 차세대 통신서비스의 본격 상용화, 통신방송 융합서비스의 대중화 등 시장 안팎의 변수가 겹치면서 업계는 변화의 몸짓에 숨가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희망을 발견하는 대목은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무선인터넷 등 각종 데이터 서비스 시장에 대한 기대감.

 KISDI의 예측을 보면 지난 2004년 3조원 규모를 보였던 무선인터넷 시장은 매년 15∼40%의 성장을 이어가 오는 2008년께면 현재 유선인터넷 시장과 비슷한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나타났다. 정체·포화된 음성통화 시장의 뒤를 이를 차세대 주력사업인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SK텔레콤이 지난해 본격 활성화에 나섰던 유무선 뮤직포털 ‘멜론’의 경우 가입자 규모가 지난해말 이미 400만명을 넘어섰고, KTF의 뮤직포털 ‘도시락’ 가입자도 100만명을 돌파했다. 출시 1년여만에 가히 폭발적인 신장세다.

 이밖에 휴대폰용 3차원 게임이나 유무선 영화포털 등 각종 콘텐츠 서비스는 올해 이동통신 시장의 주류적 흐름으로 빠르게 자리잡을 전망이다. 최근 SK텔레콤이 인텔 및 국내 벤처기업들과 손잡고 ‘바이브’라는 신기술을 적용, 각종 콘텐츠 서비스를 가정내 TV에 접목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차세대 통신서비스로 불리는 WCDMA(HSDPA)와 와이브로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의 기대주들이다.

 WCDMA 서비스는 오는 4월 HSDPA 기술 상용화를 계기로 우리나라에 3세대(G) 이동통신 환경을 본격 열어젖힐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2세대 EVDO 서비스와 차별화된 성능을 내지 못했던 R4 기반 WCDMA는 HSDPA로 전환되면서 사실상 대중화의 원년을 선언하는 셈이다.

 WCDMA는 기존 CDMA 망에서도 사용 가능한 듀얼모드라는 점과 전세계 85%에 해당하는 이동통신 사업자가 WCDMA 표준을 채택, 글로벌 자동로밍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통신서비스의 글로벌화도 촉진시킬 전망이다.

 올해 상용화하는 HSDPA는 다운로드(네트워크→단말기) 속도가 1.8Mbps, 업로드(단말기→네트워크) 속도는 384Kbps를 제공하고, 2007년에는 각각 7.2Mbps, 2Mbps까지 늘어난다. 사실상 현재 유선인터넷과 맞먹는 수준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것이다. 더욱이 KTF는 WCDMA 활성화를 위해 일본 NTT도코모와 손잡고 지분제휴 및 글로벌 사업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3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둘러싼 SK텔레콤·KTF의 주도권 경쟁이 올해 WCDMA 시장 조기 활성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상반기 중 KT와 SK텔레콤이 상용화할 와이브로는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갖고 있는 차세대 통신서비스.

 KT는 와이브로 상용서비스 5년이 되는 2010년에는 매출 3조원, 가입자 890만명의 급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올해는 그 원년이다. 오는 6월께 첫 선을 보여 주로 PDA와 노트북PC를 이용해 이동중 e메일·게임·정보검색 등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와이브로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은 이용자층에 따라 △카드 타입 △칩 내장 노트북PC △PDA △스마트폰 등 다양한 단말기를 준비하고 있다. 유무선 통합 환경을 고려한 전용 단말기를 개발하는 한편, 유사 서비스(무선랜, CDMA, DMB)와의 결합을 고려한 단말기도 곧 출시할 계획이다.

 차세대 통신서비스와 더불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사업자들의 노력도 한층 강도 높게 전개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올해 미국·베트남 등에서 현지 이동통신 사업에 본격 나서면서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예정이다. KTF는 전략적 제휴 관계인 NTT도코모와 함께 글로벌로밍·무선인터넷 등 신규 서비스 테마를 아시아 시장에서 실험한다.

 이밖에 디지털홈 서비스, 전자태그/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RFID/USN) 서비스 등 새로운 성장 사업들도 보다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위성DMB 상용화에 이어 올해는 이동통신 3사 모두 지상파DMB 사업에 본격 뛰어들면서 DMB가 이른바 통신·방송 융합의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그러나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한 적극적인 시도에 불구하고 올해 이동통신 시장은 그야말로 안갯속인 게 사실. 무엇보다 단말기 보조금 규제정책의 향배가 어떻게 흘러갈지가 최대 관심사다.

 현재 정부의 한시법 연장방안이든, 자연일몰로 이어지든 보조금 규제는 종전보다 완화될 공산이 크고 이는 마케팅 비용 증가로 직결된다. 결국 사업자들의 ‘생산적인 투자’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보조금 이슈는 무엇보다 가입자 규모가 3800만명을 넘어서면서 사실상 신규 가입자 포화상태에 다다른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의 현실적인 고민이다.

 KTF·LG텔레콤 등 후발 이동통신사업자들에 대한 발신자번호표시(CID)서비스 요금인하 압력도 부정적인 변수다. 아직 두 사업자 모두 시기와 인하폭을 결정하지 못했지만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감소가 예상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매년 각종 요금인하 압박이 끊임없이 제기된다는 점이 이동통신 3사 모두의 보다 근본적인 고민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올 이통시장, 넘어야 할 산은

올해 이동통신 시장에는 예년에 비해 비교적 많은 어려움들이 도사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선 지난해 총 180만명 이상의 순증 규모를 기록했던 가입자 증가세도 올해는 100만명 수준으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3840만명까지 올라서긴 했지만 가입자 4000만 시대 돌파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가장 부정적인 변수는 무엇보다 이동전화 단말기 보조금 규제완화.

 현재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는 ‘2년 시효를 연장하되, 2년 이상 장기가입자에 한해 1회 지급을 허용한다’는 이른바 ‘2+2’안을 놓고 법제화를 시도하고 있다. 정부 원안대로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결론난다면 이동통신 3사는 많게는 1조6000억원(지급비율 40%)에서 적게는 6100억원(지급비율 15%)까지 보조금으로 뿌려야 한다는 게 최근 SK경영경제연구소의 예측이다.

 만에 하나 정부의 보조금 규제 연장방안이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해 자연일몰로 이어진다해도 보조금 부담은 마찬가지로 예상된다. 가입자 유치의 최대 무기인 보조금 규제가 3년만에 풀리는만큼 선후발 사업자간의 물고 물리는 보조금 경쟁은 과열혼탁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조금 규제의 향방은 이래저래 공통된 고민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KTF·LG텔레콤 등 후발 PCS 2개사의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인하도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인하 시기가 변수지만 올해 2개 사업자의 매출 가운데 2000억원 가량을 감소시킨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여기다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중인 글로벌 사업이나 와이브로·WCDMA 등 신규 서비스도 올해는 눈에 띄는 실적보다는 투자에 집중될 것이라는 점에서 역시 또 다른 고민을 던져준다.

 SK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와이브로·WCDMA 모두 올 한해 연간 매출규모를 각각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다. 대신 WCDMA 투자는 늘어난다. 일본 NTT도코모와 강도높은 제휴를 맺고 WCDMA 주도권 경쟁을 선언한 KTF는 당초 올해 예상 투자규모 3500억원보다 크게 늘리고, 여기에 SK텔레콤도 맞불작전을 구사하면서 전체 투자 재원은 예상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상파DMB폰이 올 한해 이동통신 시장의 전략 단말기로 등장하면서 기존 주력사업인 무선인터넷 데이터 서비스를 얼마나 잠식할지도 쉽지 않은 고민 가운데 하나. 특히 지상파DMB 사업의 경우 이동통신 사업자들로선 아직까지 수익을 보장받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밖에 올해 규제이슈 가운데는 상호접속료 재산정 현안이 선후발 사업자간 희비를 교차시킬 이슈다. 지난 2004년 상호접속료 산정 결과 3000억원 이상을 후발 및 유선사업자들에게 지급했던 SK텔레콤으로선 올해 어느정도 막아낼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래저래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시장 안팎에 잠복해 있는 가운데 3개 사업자 전체적으로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4.2%에서 올해는 2.1%로 추락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신년사를 통해 본 이동통신 CEO 3색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 창출이라는 한결같은 과제에도 불구하고 올해 이동통신 3사 CEO들의 신년사를 보면 저마다 다른 고민의 지점이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이번 신년사에서 ‘T-DNA’라는 이색적인 신조어를 주창했다.

 T-DNA란 지금까지 SK텔레콤 성공신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던 도전정신과 창의성, 팀웍을 함축적으로 강조한 말. SK텔레콤의 구성원을 ‘SK티즌’이라고 부르고 이 세가지 정신을 SK티즌의 마인드로 자리매김하자는 뜻이다. 황우석 파문이 한창 불거지던 연말연시 DNA란 용어가 자칫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질 수도 있었을 법하지만 회사 내부에선 전폭적인 공감대를 이뤄냈다는 후문.

 조영주 KTF 사장은 ‘누가 고객의 24시간을 더 많이 점유하는가, 즉 쉐어오브타임의 경쟁’을 언급했다.

 고객들을 이동통신 생활에 오래 붙잡아 둘 수 있는지가 결국 해당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된다는 뜻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WCDMA 1등’을 특히 강조했던 점. 만년 2위에 머물렀던 한계를 절감할 수 밖에 없고, 적어도 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을 앞서 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남용 LG텔레콤 사장의 신년사에서는 ‘368’이라는 숫자와 우직·성실을 강조한 언급이 눈에 띈다.

 내년에는 매출 3조5000억원에 순이익 6000억원, 가입자 800만명을 달성하자는 뜻으로 숫자 앞부분만 조합한 것이다. 이같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우직과 성실에서 나아가 ‘목표필달’이라는 약간은 섬뜩한 표현을 담기도 했다. ‘과연 LG텔레콤이 해낼 수 있을까’했던 가입자 650만명을 이룬만큼 자신감과 더불어 남 사장의 식지 않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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