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복합기 시장 `삼성전자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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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올해 디지털 프린팅 시장의 최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잉크젯·흑백 레이저·포토 프린터 부문에서 지난해 점유율 수위에 올라서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삼성은 특히 이달 이뤄진 인사에서 디지털 프린팅 사업부를 이끌었던 박종우 부사장이 삼성전자 내에서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조직 내 위상이 크게 높아지면서 공격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프린터 시장에는 삼성과 HP·엡손의 ‘1위 다툼’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디지털 복합기 시장에서는 삼성이 제록스·캐논·신도리코의 ‘빅3’ 체제를 얼마나 깨뜨릴 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프린팅 1위 시동=프린팅 시장 1위를 향한 삼성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삼성은 프린팅 시장의 공격 경영을 직·간접적으로 선언한 상태다.

 여기에는 달라진 사업부의 위상도 한몫 했다. 프린팅 사업부가 이미 삼성을 이끌 전략 사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박종우 부사장이 사장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사장 직속 사업부로 위상이 높아졌다.

 지금까지 거둔 실적도 삼성전자의 최대 효자 업종인 반도체와 휴대폰 못지 않다. 매출 규모에서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 지난해 처음으로 2조원대를 돌파했고 갈수록 수익률이 떨어지는 다른 업종과 달리 두 자릿수대의 고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에서도 선전중이다. 잉크젯과 흑백 레이저 부문에서는 국내에서 세계적인 프린팅 강자 HP와 1·2위를 다투고 있다. 급부상하는 포토 프린터 시장에서도 사실상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잉크젯은 물론이고 컬러와 흑백 레이저, 복합기까지 모든 라인업에서 확실한 국내 1위 업체로 자리매김해 세계 시장의 프린팅 강자로 브랜드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복합기 부문이 최대 변수=올해 프린터뿐 아니라 복합기 시장의 최대 변수도 삼성전자다.

 이미 시장이 잉크젯에서 레이저로, 레이저도 프린터에서 복합기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결국 레이저 복합기 부문을 석권하지 않고는 시장 1위는 어불성설이다.

 삼성은 공격 경영을 선언했지만 지금까지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이미 삼성은 지난 90년대 초 복사기 시장에 진출했으나 ‘백기’를 들고 투항한 전례가 있다.

 그만큼 경쟁자도 쟁쟁하다. 복사기에 기반을 둔 복합기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캐논·제록스·신도리코 모두 시장점유율과 제품 라인업에서 삼성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 특히 ‘인맥 장사’가 생명인 복사기 영업에서 삼성은 이들 업체에 비해 한참 뒤떨어져 있다.

 삼성은 이미 복합기 시장 공략을 위해 잰걸음을 시작했다. 지난해 디지털 복합기 렌털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이달부터 시장 선점을 위해 브랜드와 관계없이 구형 복사기를 교환해 주는 보상 판매를 골자로 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는 삼성 복합기를 새로 구입하면 구형 복사기를 반납할 때 최대 50만원까지 보상해 준다.

 삼성은 이어 ‘2006 CES 혁신상’을 거머쥔 ‘세게 최소형 레이저 복합기’를 기반으로 기존 복합기의 텃밭인 기업 시장이 아닌 소비자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 창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복합기 시장에서의 행보는=올해 프린터·복합기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저가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일부 제품은 경기가 호전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시장규모 자체가 지난해보다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세대교체가 활발하다는 이야기다.

 주요 시장조사업체는 단품 레이저와 흑백 제품은 수요가 줄지만 복합기와 컬러 레이저는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 흑백 잉크젯은 지난해 78만대에서 72만8000대 수준으로, 흑백 레이저도 43만대에서 41만9000대로 수요가 꺾일 예정이다.

 반면 레이저 복합기는 12만2000여대에서 13만7000여대로, 잉크젯도 106만대에서 110만대로 성장하면서 프린팅 시장의 수요를 이끌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시장이 무르익기 시작한 포토 프린터 부문도 장밋빛이다. 결국 올해 프린팅 시장의 재편 여부는 삼성이 떠오르는 시장인 복합기와 컬러 레이저, 포토 프린터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올리느냐에 달려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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