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은 한국게임산업협회와 공동으로 밝고 건전한 게임 이용문화 조성을 위한 캠페인 ‘클린 게임 쿨한 세상’을 마련했다. 불법 복제·서버 해킹·지적재산권 침해와 같은 ‘오염된’ 문화를 걷어내고, 게임을 우리 사회의 거울같이 깨끗하게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게임이 건강한 우리 사회를 이끄는 콘텐츠로 자리잡을 수 있는 방향성을 시리즈로 점검한다. <편집자>
#1. 지난주말 각계 인사를 초청해 집중 인터뷰를 갖는 시사프로그램 KBS TV ‘파워인터뷰’에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젊은 정치가 중 한명으로 원희룡 의원(한나라당)이 초청됐다. 원 의원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일본 소니의 구다라키 겐 회장을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유명 프로게이머인 임요환 선수를 ‘왕팬’ 이라며 추켜세웠다.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상상도 못할 상황이다.
#2. 지난 13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 많이 풀린 날씨였지만,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뚫고 손자, 손녀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을 잡고 ‘1080 우린 한가족, 게임 한마당’에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행사명 그대로 10대의 손자와 80세를 바라보는 조부모가 세대를 뛰어넘어 게임을 통해서 만났다. 할머니와 손자는 ‘카트라이더’로 한껏 웃었고, 할아버지와 손녀는 ‘신야구’를 즐기며 서로의 살가운 마음을 재확인했다.
#3. 사회정화시설 입소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은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살레시오 청소년회관’에선 특별한 교육을 받았다. 어려운 어린 시절을 이겨내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어른’ 들의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게임을 이용한 교육이 시도됐다. 세상에 대한 시각을 게임을 통해 표현하고 친구들과 나누었다. 어느덧 게임이 이들의 접힌 마음을 다림질해 말끔하게 펴 주었다.
게임이 사회 곳곳을 보듬고 있다. 보듬는 곳 마다 웃음과 햇살이 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게임이 사회의 그늘을 만들고, 각종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온상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이제 게임이 그 어둠과 문제를 걷어내는 ‘치유제’의 역할을 맡고 나섰다.
사회적 가치에 따라 선악 구분이 있었다면 게임은 무조건 ‘악’으로 나뉘어졌다. 누구도 ‘하지마라’라는 말을 게임에 붙였지, ‘즐겨라’는 말을 붙이려하지 않았다. 그랬던 게임이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힘을 내기 시작했고, 가정에선 3대를 아우르게 만드는 도구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교육부총리가 학생과 함께 게임 대결을 펼치고, 관련 부처 장관들은 행사가 있을때 마다 게임대회를 가질 정도로 게임은 대중속으로 들어왔다.
게임산업협회가 지난해 11월 서초노인종합복지관과 공동으로 실시한 ‘실버세대 게임정보화교육 과정’ 결과를 보면 게임의 사회적 긍정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단기(77명), 장기(15명)로 구분돼 실시된 교육과정 참가자들은 ‘게임의 여가생활 기여도’에 대해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단기 수강자보다는 장기 수강자의 만족도가 더 높았다. 단기 수강자중 ‘게임으로 여가생활이 향상됐다’고 응답한 사람이 54%였고, 장기 수강자의 경우 무려 87%에 달했다. 단기 수강자와 장기 수강자가 게임교육 효과측면에서 서로 상이한 결과를 보인 것은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 및 관계 증진’ 효과에서 였다. 게임을 하면 할 수록 관계가 돈독해질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해주는 대목이다.
그러면, 게임 해악론의 출발점이 되는 가정내에서의 변화는 어떨까. 평균 연령이 65세에 이르는 장기수강자들은 교육을 듣고 난 뒤 ‘청소년의 게임문화를 이해하는가’란 질문에 무려 93%가 긍정적인 이해도를 보였다. 가족간의 커뮤니케이션 및 관계증진에 도움이 됐는가에는 5점 만점에 3.73점이란 후한 점수를 매겼다.
지난 13일 효창동 백범기념관 ‘1080 우린 한가족, 게임 한마당’ 행사장에서 만난 한 어린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참가했는데, 같이 게임도 하고 맛난 것도 먹어 즐거웠다”며 “할아버지와 함께 축구는 못하지만, 게임은 실컷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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