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이어 전세계 두 번째로 우리나라에서 할리우드 메이저의 최신 영화가 디지털 파일 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판매·대여된다.
게임·음악 분야에 이어 영화 분야에서도 디지털 파일 형태의 판매가 시도됨에 따라 관련산업의 명암이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온라인 판매 시장이 급성장하는 반면 비디오 테이프 및 DVD 등 미디어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의 영상 콘텐츠 시장의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산업 재편이 예고된다.
홈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브러더스홈비디오코리아(대표 이현렬)는 고화질 디지털 영화를 인터넷을 통해 유료로 다운로드 판매하는 서비스를 이르면 상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또 브에나비스타코리아·콜럼비아코리아 등 다른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도 DVD급 화질의 영화 디지털 파일을 판매하는 서비스의 국내 도입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들 할리우드 메이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는 기존의 스트리밍 방식의 VOD와 달리 고화질의 최신 영화를 디지털 파일 형태로 제공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독일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식이 도입될 경우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파일의 판매 및 대여 시장이 활성화할 뿐 아니라 그간 비디오·DVD의 배급 구조를 중심으로 형성돼온 홈 비디오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음악과 게임 분야에서 유료 다운로드 판매방식이 도입된 데 이어 DVD급 고화질 최신 영화의 인터넷 판매가 시도되면 게임·음악·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핵심 분야에서 모두 디지털 파일의 유료 판매 시장이 형성되는 셈이다.
특히 할리우드 메이저들이 국내 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최신작의 인터넷 판매를 통해 극장(스크린)에서 국산 영화에 밀리고 있는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향후 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디지털TV·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에서 디지털 영상 콘텐츠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적극적인 워너홈비디오는 DVD패키지 출시 시점과 동시에 디지털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패키지 대신 온라인을 통해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워너홈비디오는 초기 서비스 확대를 위해 워너브러더스가 제작하는 대부분의 영화 타이틀을 디지털화해 DVD타이틀 가격의 절반 수준에 판매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을 적용, 1주일·1개월 단위로 대여해 주는 제도도 도입할 방침이다. DRM 솔루션은 본사 차원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DRM 채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코리아의 홈엔터테인먼트 부문인 브에나비스타코리아(대표 임혜숙)와 콜럼비아코리아(대표 권혁조) 측은 “시기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앞선 기술을 토대로 시장상황을 면밀히 지켜본 후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혀 늦어도 연내 디지털 영화 다운로드 시장 개막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의 디지털 파일 판매는 전세계적으로 워너가 지난해 말 독일의 하드웨어 업체 및 통신서비스 업체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유일한 사례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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