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미뤄 오던 사무실 책상 정리를 했다.
분명히 당시에는 간직할 만한 것이라 여겼던 많은 물건이 쓰레기통으로 버려졌다. 그때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이 다른 이유는 모르지만 알짜배기 물건만 남은 서랍들을 보니 기분은 좋아진다.
마음 속의 어긋나고 올바르지 않은 것도 슬기롭게 즉시 내쫓거나 십여 분의 수고로 깨끗이 비워지면 좋겠다는 공상과 함께 상념이 꼬리를 문다.
지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술작품의 위작 논쟁이나 최근의 가짜 논문 사태는 가짜가 진짜인 척하거나 말이 행동을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성숙한 시민사회가 결국에는 진짜를 진짜로 대접해 줄 테지만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진짜 같은 가짜 때문에 발생하는 ‘진짜배기’들의 위축과 사회적 비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 보면 화려한 수식과 그럴 듯한 포장으로 현혹하는 가짜들과 ‘너도 알고 나도 아는’ 허구들이 우리 자신 안에, 기업 내부에, 사회 시스템 곳곳에 진짜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 40년 전 그 시인을 불러내어 ‘껍데기는 가라’를 다시 한 번 외쳐야 할까.
현실에 굳건히 자리매김한 개개인의 상식과 실사구시적인 사회 시스템은 속이 꽉 찬 사람과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제대로 대우해 주고, 이를 통해 살맛 나는 대한민국을 실현해 주는 근간이다.
벤처기업협회에 근무하면서 시장에 거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첨단기술과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알짜기업을 접할 때가 많다.
오늘 밤도 내일 밤도 불 꺼지지 않을 그들의 사무실에서 진짜만을 진짜로 대우해 줘야 하는 이유를 발견해야 할 것이다.
희망 찬 새해에도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경쟁력 있는 수많은 벤처기업과 더불어 세계시장에서 제대로 한번 붙어보기를 기대해 본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해외사업팀장 jimmylee@kov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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