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들 해외서도 서비스로 승부

 ‘이제는 서비스로 승부를 건다.’

 LG전자 유럽 14개 판매법인은 요즘 일명 ‘출장점포’로 불리는 사후서비스(AS) 기동대를 운영중이다. 자동차 트렁크에 부품이나 자재를 싣고 24시간 대기하는 이 조직은 ‘VIP 고객’이 부르면 쏜살같이 달려간다. 때로는 우리나라 ‘AS 명장’이 직접 현장에 투입되기도 한다.

 삼성전자 북미법인 서비스 인력은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개인휴대단말기(PDA)를 들고 다닌다. 콜센터에 민원이 접수되면 곧바로 PDA로 전해진다. 프리미엄 제품은 접수에서 수리 완료까지 24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휴대폰은 20분이나 30분 단위로 수리를 완료하는 분 단위 ‘초스피드 서비스’도 추진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시테크’ 개념까지 도입하는 등 해외 서비스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전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함에 따라 제품 품질에 이어 신속한 현지 AS 경쟁력이 매출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LG전자 고객서비스부문은 작년 말 글로벌 서비스 역량 강화를 골자로 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지금까지 10%에 불과하던 해외 서비스 지원인력을 전체 인력의 50%까지 확대하는 한편 미주그룹, 해외법인 서비스 컨설팅그룹, 글로벌 부품자재 지원(SPM)그룹 등을 신설했다.

 이상용 LG전자 상무(고객서비스부문장)는 “해외 서비스 건수는 매년 60% 이상 급증하는 추세”라며 “올해부터는 고객서비스 예산이나 인력의 무게중심이 국내에서 완전히 해외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보증기간과 횟수에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서비스해 주는 ‘케어 비즈니스’를 국내에 처음 도입하고 향후 해외 거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상범 삼성전자 상무는 “2004년 2300만달러에 불과하던 해외 AS비용은 작년 2배 이상 늘어나 5500만달러에 달했다”며 “올해에는 7000만달러로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와 수출에 주력하는 중소 TV업체들도 해외 서비스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우일렉은 전세계를 5대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해외정비 교육센터’를 설립해 현지 엔지니어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협의회 산하 디지털TV업체들은 국내 서비스를 대행하고 있는 아남전자서비스와 공동으로 해외 서비스센터 구축을 논의중이다.

 신형섭 아남전자서비스 상무는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주요 가전업체가 한국 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한 것은 국내 업체들의 신속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서비스 차별화가 우리나라 가전업체의 또 다른 글로벌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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