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IT 핫 이슈](3)포털경쟁

지난해에 이어 새해 병술년에도 인터넷 포털들은 서비스 무한경쟁에 돌입한다.

 포털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엠파스·야후코리아·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은 이미 지난해 열린검색·멀티미디어 검색·신지식 검색 등 다양한 검색서비스를 필두로 국내 검색 시장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NHN의 네이버를 따라잡기 위한 경쟁을 촉발시켰다. 네티즌의 요구를 즉각 반영하지 못하면 1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는 전례에 비춰볼 때 사용자 기반을 유지·확대하기 위한 포털의 노력은 새해에도 무한경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광대역통합망(BcN)·와이브로·무선인터넷망 본격화 등에 따른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 및 유무선 통합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려는 포털의 움직임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검색서비스, 영원한 승자는 없다=인터넷 포털의 경쟁이 집중되는 분야는 단연 검색서비스다. 2010년까지 1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국내 검색광고 시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포털의 핵심 서비스가 검색이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검색에서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다른 서비스 영역도 장담할 수 없는 절박함 때문이다.

 지난해는 텍스트 기반의 지식검색을 뛰어넘으려는 유의미한 시도들이 전개됐으며 올해에도 검색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자체 확보한 데이터베이스(DB) 외에도 타사이트의 지식·블로그·게시판 정보를 검색해 주는 엠파스 ‘열린검색’ 서비스가 지난해 말부터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검색이 포털 업계의 핫이슈로 부상하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포털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http://www.naver.com)를 운영하는 NHN(대표 최휘영)은 2006년은 어느 때보다도 사용자 생산콘텐츠(UCC)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양질의 콘텐츠를 손쉽게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곳곳에 존재하는 전문자료를 확보하고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통해 네티즌에게 지식·오락 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DB를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멀티미디어 검색 서비스 ‘야미’를 선보인 야후코리아(대표 성낙양)는 멀티미디어 검색 업그레이드와 독점 콘텐츠 확보로 미디어 기능을 더욱 보강하는 데 올인한다. 야후코리아는 이를 위해 2006년 독일 월드컵 마케팅에 집중하고 일반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생생한 스포츠 영상으로 네티즌의 이목을 집중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지역검색 ‘야후거기’를 올해에는 ‘생활검색’으로 바꾸고 지역검색·생활검색·개인화 생활검색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에 따라 사용자 중심의 지역검색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본적인 지역검색뿐만 아니라 리뷰 검색, 약속 장소 기반 검색, 장소 찾아가기 실시간 교통 정보, 개인화 지역 서비스 등 세분된 지역 정보 제공으로 생활 밀착형 검색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은 UCC플랫폼과 연계한 정확하고 깊이 있는 검색 서비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600만 카페의 깊이있는 정보를 검색을 통해 제공하는 등 다음의 강점인 커뮤니티와 연계된 검색을 강화하는 동시에 동영상 검색 등 멀티미디어 검색 시장을 집중 공략해 검색광고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엠파스(대표 박석봉)는 검색사업의 집중화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기존의 전략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열린지식 검색·블로그 검색·커뮤니티 검색·게시판 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엠파스는 올해에도 엠파스만의 독자적인 검색서비스를 선보여 성과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DMB·IPTV 등 컨버전스 서비스에서도 충돌=와이브로·DMB·IPTV 등 올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포털 서비스에서도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인터넷전화(VoIP)·TV포털 등 다양한 서비스를 비롯해 무선인터넷망 개방에 따른 무선인터넷 서비스에서도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생활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모바일 통합 검색서비스를 선보인 야후코리아는 유선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모든 DB를 거의 100% 연동해 아직 완료 작업이 끝나지 않은 경쟁업체보다 질 높은 검색 결과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야후 본사가 야후코리아에 대해 올해 모바일 관련 인력 확충 및 마케팅 지원을 약속하고 있어 야후코리아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멀티미디어 검색서비스 ‘야미’도 무선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향후 와이브로 서비스·IPTV 등의 시장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웹투폰까지 가능한 VoIP 서비스 ‘네이버폰’을 이미 내놓은 NHN은 유비쿼터스 환경에서의 신규 사업을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준비해 포털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에는 특히 그간 시범서비스 형태로 진행돼 왔던 네이버폰의 정식서비스를 통해 VoIP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또 DMB·IPTV 등 새로운 컨버전스 환경에 적합한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유현오)는 유무선 연동 서비스에 가장 앞서 있다. 메신저 네이트온을 통해 웹과 무선 애플리케이션의 특성을 살려 국내 시장 1위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와이브로를 포함한 무선인터넷 시장에서도 모바일 싸이월드와 팀플서비스·네이트온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준비를 할 예정이다.

 포털 중 VoIP·TV포털 등 차세대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LG전자와 공동으로 진행한 TV포털 시범서비스를 평가·분석하고 정식서비스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이 밖에 하나포스닷컴(http://www.hanafos.com)을 운영하는 하나로드림(대표 김철균)·파란(http://www.paran.com)을 운영하는 KTH(대표 송영한) 등도 차별된 기술로 차세대 서비스 경쟁에 전격 합류한다는 계획이어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기대되고 있다.

◆구글 폭풍이 몰려온다

 지난해 글로벌 IT 시장을 뜨겁게 달군 구글이 한국 법인 설립을 통해 올해 초 국내에 상륙한다. 이에 따라 새해에는 국내외 포털 업체들의 전면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NHN·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포털 업체는 우선 구글의 한국 시장 진출에 따른 시장 영향력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구글의 서비스가 국내 네티즌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데스크톱 검색·툴바 등 구글이 제공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국내 업체도 무리없이 제공하고 있어 기술력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있다.

 이처럼 국내 포털 서비스 시장에서 구글이 그다지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데는 국내 검색 서비스가 구글의 서비스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 검색서비스는 웹문서보다는 네티즌 참여를 통한 ‘사용자가 생산하는 콘텐츠(UCC)’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웹문서에 강점을 지닌 구글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구글은 이미 한국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양한 구글의 서비스를 한국어로 제공하고 있지만 사용자층은 아직 두텁지 않다. 일부 대학생을 중심으로 마니아들이 존재하지만 전체 국내 인터넷 서비스 시장을 고려해 볼 때 미약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단순하면서도 세상이 깜짝 놀랄 정도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내놓고 있는 구글은 결코 무시할 만한 존재는 아니다.

 구글은 이미 유럽 지역에서의 검색 및 디지털 도서관 사업, 미국에서의 전자상거래, 유통, 모바일 사업, 오피스 사업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구글 때문에 산업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글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구글 수익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검색광고 사업은 구글의 핵심 비즈니스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오버추어코리아(대표 김정우)를 중심으로 NHN 등 국내 업체가 장악하고 있지만 구글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면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키워드 검색광고 대행 전문업체 오버추어코리아와 주요 포털과의 계약이 완료되는 시점이 올해이기 때문에 구글이 올해를 기점으로 검색광고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사업을 중심으로 한국을 각종 서비스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계획이라는 의견도 흘러나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국내 포털 업계가 구글의 진출에 따른 영향력이 미약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대응 전략을 세우는 데 분주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NHN은 “올해 한국법인을 설립해 국내시장 진출이 예상되는 구글과 재기를 노리는 야후, ‘첫눈’ 등 신생 검색서비스업체의 본격적인 경쟁에 대비한 서비스를 구상중”이라고 밝히고 있어 구글의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과 그에 따른 포털 업계의 판도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