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코리아 움직이는 파워 엘리트 50인](3)통신분야

정보통신분야에서는 총 10명의 인물이 파워엘리트 50인에 추천됐다. 12명이 추천된 디지털전자 분야를 이어 한국IT산업에서 정보통신이 차지하는 위상을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특히 10명 가운데 7명이 통신사업자에서 배출돼 유·무선 통신 강국의 현주소를 보여주었다.

◇정보통신산업, 한국 IT를 움직이는 힘=남중수 KT 사장부터 정홍식 데이콤 부회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조영주 KTF 사장, 남용 LG텔레콤 사장 등 5개 유·무선 통신업체 CEO가 모두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IT파워엘리트로 추천됐다. 위성DMB분야의 서영길 티유미디어 사장도 가세, 신흥 서비스로 주목받는 위성DMB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윤송이 SK텔레콤 상무가 포함됐다.

장비 및 단말기쪽에서는 하이엔드 시장 세계 1위, 애니콜 신화의 주인공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과 벤처에서 출발, 글로벌 톱10에 진입한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이 나란히 포함됐다. 벤처기업 CEO로는 서승모 씨앤에스테크놀로지 사장이 유일하다. 그는 IT벤처기업연합회장이다.

◇통신 거목 남중수·정홍식=남중수 KT 신임사장이 파워엘리트 50인에 포함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특히 남 사장은 다양한 업종에서 골고루 추천돼, KT가 통신산업의 경계를 넘어 우리나라 전체 IT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반증했다. KS(경기고, 서울대)에 MIT박사라는 화려한 이력의 남 사장은 지난해 매출 12조원, 국내 자산규모 6위의 KT 9대 사장에 부임했다. 그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으로 측근과 경쟁관계에 있는 사람을 쓰는 ‘용병술’과 최근 KT가 처했던 악조건을 하나씩 풀어가는데 필요한 ‘지략’이 함께 돋보인다는 평이다.

정홍식 데이콤 부회장은 우리나라 통신산업의 산 증인이다. 관료 출신 중에서도 업무 장악력과 추진력이 강렬해 전형적인 선 굵은 ‘보스형’이라는 평가다. 행시 10회 출신인 정 부회장은 청와대 비서관과 정통부 관료생활 동안 CDMA 도입 및 통신산업 경쟁체제 구축(27개 사업자 선정) 등 격변기의 국내 통신산업 정책 입안을 도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1998년 정통부 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고 이후 텔슨전자 등 민간기업 CEO로 적을 옮기며 경영자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LG그룹 통신사업 총괄 사장, 데이콤 대표이사를 거쳐 올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은 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 소매사업 진출을 성사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통 3사 CEO 모두 파워엘리트=KS에 와튼 MBA출신인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2004년, 50세의 나이로 매출 10조원짜리 최강 이통사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김 사장은 취임후 진흙탕 같은 시장점유율 싸움을 끝내자며 자정 선언을 단행, 그동안 소모적인 가입자 유치경쟁으로 점철됐던 이동통신 시장의 질을 바꿔놓았고, 전통적인 종속관계였던 중소협력사들과의 사업관행도 ‘상생모델’로 변화시켰다. 대신 유비쿼터스 환경으로의 본격 진입과 해외 시장을 내다보는 발빠른 혜안을 제시했다. 그는 통신산업의 질적 성숙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영주 KTF 사장은 지난해 취임후 ‘혁신 KTF, 1등 KTF’의 기치를 내세우며 국내 통신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말 일본 NTT도코모와의 전략적 제휴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이를 통해 도코모로부터 5649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은 물론, 국내외 3세대(G)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동안 2위에 머물던 KTF를 3G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선두로 진입시킬 수 있다는 기대도 그의 경영철학과 노력 덕분이다.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그동안 큰 차이로 만년 하위에 맴돌던 LG텔레콤을 기업의 생존 및 지속성장 가능 수준인 가입자 650만명까지 끌어올린 주역이다. CEO가 발벗고 나서 현장을 독려하고 새로운 마케팅 아이디어를 내오는가 하면, 대리점 유통 전략을 전면 개선하는 등 회사를 재도약시키기 위한 선봉에 섰다. 지난 7년여간 LG텔레콤 CEO를 맡아오면서도 여전히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기업을 쇄신하면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새로운 자극제를 제공하고 있다.

◇휴대폰 시장을 이끄는 주역 이기태·박병엽=이기태 삼성전자 사장과 박병엽 팬택 부회장도 나란히 파워엘리트 50인으로 추천됐다. 미스터 휴대폰으로 불리는 이기태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휴대폰 업계의 스타 경영인. 해외 출장시 전용비행기를 타고 다녀야 할 만큼 전세계를 누비는 그는 지난해 ‘연간 1억대 판매량’ 기록을 수립하면서 한국 휴대폰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이 사장은 ’코리아’라는 프리미엄 브랜드 창출의 일등공신이다. 삼성 휴대폰을 세계 최일류, 최고급 상품으로 키운덕에 여타 한국 IT 제품들도 덩달아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그는 또 지난해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통해 와이브로를 각국 정상들에게 선보이면서 ‘IT코리아’의 위상을 과시했다.

승부사적 기질을 타고난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SK텔레콤의 단말 자회사였던 SK텔레텍을 전격 인수하면서 세계 시장을 향한 새로운 행보에 나섰다. 지난 2001년 말 현대큐리텔을 인수한 지 4년 만이다. 박 부회장은 SK텔레텍 인수를 통해 팬택계열을 재계서열 20위권, 매출 4조원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주변에서는 그를 ‘판세를 읽는 정확한 눈’과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CEO로 평가한다. 특히 과감한 결단력은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유럽 GSM 및 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고 있다.

◇통신 파워엘리트에도 틈새는 있다=윤송이 SK텔레콤 상무는 이번 파워엘리트 50인에 포함된 유일한 여성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윤 상무는 31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미국 MIT 미디어랩 박사과정을 졸업, 한국인으로는 국내외를 통틀어 최연소 박사학위 취득기록을 세웠다. 한국 과학의 미래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지난 2004년부터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으로 활약중이다. 세계경제포럼(WEF)가 뽑은 ‘올해의 아시아 차세대 지도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SK텔레콤에서 ‘커뮤니케이션인텔리전스(CI)’ 사업본부장을 맡아 통신에 인공지능을 접목한 신개념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1밀리’ 서비스가 바로 그 성과물이다.

휴대이동방송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연 서영길 티유미디어 사장은 ‘쉽게 판단내리지 않지만 결정하면 끝까지 관철시키는’리더십으로 유명하다. 35만 위성DMB 가입자수는 그에게 하나의 훈장인 셈. 서 사장은 정통부 정책국장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으로 더욱 눈길을 모은다. 그는 지금 막 항해에 나선 티유미디어의 향후 10년을 고심 중이다. 상호 신뢰를 중시하는 서사장은 티유미디어 직원간 의사소통은 물론이고 정부, 방송사, 이동통신사업자 등 관련 분야 사람들과 만나, 탁견을 모은다. 그에겐 10년 후 티유미디어의 모습이 현재의 자신을 비춰보는 자화상인 셈이다.

서승모 씨앤에스테크놀로지 사장은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IT중소벤처단체협의회 초대 의장을 맡으며 집중적인 관심을 모았다. 그는 특히 자신이 올해 첫 방송을 시작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 칩 ‘넵튠’을 개발, 눈길을 끌었다. 이 칩은 2005년에만 50만개 이상 판매됐다. 지난 93년 직원 3명으로 창업, PC 주변기기 분야에서 출발했으며, 전체 직원 103명의 60%가 넘는 연구개발 인력을 통한 끊임없는 투자를 통해 영상전화기, DMB 칩 등 첨단 멀티미디어 통신 전문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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