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노력이 디스플레이장비 성장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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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화를 넘어 이제는 해외진출까지 넘보고 있는 국산 디스플레이장비의 성장사 이면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여기에 정부 간 상생이 자리잡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 디스플레이장비의 역사가 해외 선진업체와 비교할 수 없이 짧지만 대기업·중소기업·정부의 부단한 노력과 상생협력으로 ‘장비의 국산화→장비 부분 부품의 국산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

 대기업들로서는 ‘중소 협력업체와의 기술 협력’은 근시안적으로 접근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자칫 잘못하면 검증이 안된 국산 장비 때문에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있어, 이미 검증된 해외장비를 선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시장을 한국이 주도하면서, 이제 더는 해외에서 검증된 장비는 없다. 최첨단 장비는 모두 새롭게 개발돼야 하는 것이며, 구세대에서 이미 개발된 장비가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 대기업의 ‘검증 과정’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같은 조건이라면 국내 대기업으로서도 지리적으로 먼 해외보다는 국내 장비업체와의 공동 개발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디스플레이·반도체산업이 진정한 세계 1위로 우뚝서기 위해서는 주변산업도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야 한다”며 “최근의 대·중소기업 협력 분위기는 궁극적으로 대·중소기업 모두 윈-윈 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정부의 중재로 삼성·LG 등 대기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상생 협력사업을 진행하면서 디스플레이 장비의 국산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디엠에스·주성엔지니어링·에이디피엔지니어링·에스에프에이·미래컴퍼니·케이씨텍 등 세계 30위권 LCD 장비업체들이 탄생했다. 여기에 더해 이 같은 상생협력 분위기는 ‘패널-장비업체’에서 ‘장비업체 - 장비부분부품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장비의 국산화뿐 아니라, 장비에 사용되는 부분부품의 국산화가 같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세메스·주성엔지니어링·에이디피엔지니어링 등 주요 장비업체는 대기업과의 협력, 장비부분부품업체에 대한 기술 지원 및 현금결제, 정부 국책사업 참여 등을 통해 차세대 장비부분부품의 국산 대체를 적극 실현하고 있다. 장비 부품의 국산화는 △장비 가격경쟁력 확보 △국내 부품산업 육성 △우리나라 독자 스펙 장비 개발 △핵심 부품 수급 부족에 따른 공급 차질 방지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구본준 LG필립스LCD CEO는 지난 12월 가진 협력사 사업환경설명회에서 “지금 LG필립스LCD가 세계 1등을 유지하는 것은 전 협력사들과의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한 상생 노력의 결실”이라며 향후 이 같은 노력을 한층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인터뷰-김중조 LCD프렌즈클럽 회장(성원에드워드 대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은 서로 같은 방향의 목표를 가지고 비전을 공유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의미의 ‘상생 협력’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LCD프렌즈클럽은 LG필립스LCD 임원진과 회원사 대표들이 안목을 교환하고 미래를 같이 예측한다는 점에서, LCD산업을 위한 발전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김중조 LCD프렌즈클럽회장(성원에드워드 대표이사·60)은 프렌즈클럽의 장점으로 LPL 대표인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챙기며 협력사를 격려하는 분위기와 회사 사내 식당에서 격의 없이 이뤄지는 대화를 꼽는다.

 “LPL CEO 스스로 국산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시기 때문에, 프렌즈클럽 회원사들은 LPL의 의지를 믿고 따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국산화의 결실을 얻게 됩니다.”

 ‘LCD프렌즈클럽(LCD Friends Club:LG필립스LCD에 TFT LCD 제조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사 협의체)’은 지난 2001년 LPL과 상생하는 친구들의 모임이라는 의미를 담고 출범했다. 지난해 세계 30위권에 오른 국내 6개 장비업체 가운데 5개사가 이 프렌즈클럽에 소속돼 있다. 김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성원에드워드도 LCD용 대형 건식 진공펌프를 한국에서 생산하는 등 지난 13년간 장비 국산화의 일역을 담당해 왔다.

 김 회장은 삼성·LG로 양분되는 수직계열화와 관련한 질문에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양 그룹의 경쟁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봅니다. 그러나 양사가 공유할 수 있는 제품은 공유함으로써, 경쟁 관계를 뛰어넘어 자원을 집중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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