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R&D 현장을 가다](7.끝)결산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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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R&D 현장을 가다’시리즈 결산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정부가 R&D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 이경우 차장, 김춘호 원장, 김호원 국장, 한민구 교수, 윤교원 원장, 김경호 사장.

세계 R&D 현장은 언제나 시각을 다투고 뜨거우며 시선은 미래을 향해 있다. 본지는 한국산업기술평가원과 함께 지난달부터 두달간에 걸쳐 ‘세계 R&D 현장을 가다’시리즈는 매주 월요일마다 기획 취재해 게재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이른바 R&D 선진국의 현 상황과 그들의 고민을 들어왔다. 마지막으로 다시 우리의 R&D로 돌아와, 우리나라 정부와 학계, 업계가 힘을 합쳐 지향해야할 R&D 정책을 고민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편집자주>

  <참석자>

김경호 에스와이하이테크

김춘호 전자부품연구원장

김호원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장

윤교원 한국산업기술평가원장

한민구 서울대 교수

<가나다 순>

 ※사회=이경우 <본지 디지털산업부 차장>

 

 

 

◇이경우 전자신문 차장(사회)=우리나라가 최근 몇년새 R&D에 공을 들여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보완해야할 대목도 있다. 이번 기획에선 해외 선진국의 기술지원 체계 등 배워야할 부분을 취재해봤다. 우선 우리 정부의 R&D 육성 시책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내릴 수 있겠나.

◇윤교원 한국산업기술평가원장= 정부가 주도해 민간 산업에 파급효과가 컸던 측면이 존재한다. 정부가 끌고 나간다는 측면에서 성과가 컸다. 지금은 R&D에서 차지하는 민간 분야의 역할이 커졌다. 그럼에도 정부는 민간이 하기 어렵거나 경제성이 떨어지는 분야, 그리고 인프라 등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야한다.

◇김호원 산업자원부 국장=R&D의 직접적인 성과 지표로는 국제 특허 출원 등을 들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미국특허등록 건수는 1994년에 943건으로 세계 10위에서 2003년 3944건으로 5위를 차지, 기술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정부 투자의 경제적 효과를 정확히 표현할 수는 없지만 산업기술평가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산업기술개발사업(7개 사업)의 경우 정부투자대비 매출효과는 30배∼50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R&D 투자는 해볼만하단 얘기다. 

◇김경호 에스와이하이테크 사장= 우리 산업 전체를 보면 수출이든 국내 산업이든 대부분 세트 위주다. 그러나 기반은 소재와 부품이다. 정부가 이를 주시하고 부품·소재 육성을 해왔는데 중간에 그친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특히 부품·소재는 중소·중견기업이 맡아서 하는 상황인데 R&D 인프라가 미흡하다. 밑이 부실해지면 결국 외국 의존 등 문제점이 생길 것이다. 이를 직시해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사회=해외 기획취재를 해보니 나노·바이오·환경 등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다. 앞으로 우리의 중점 투자분야는.

◇김 국장=미래 성장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게 방향이다.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는 산업이 부품·소재산업이다. 분야별로는 우리는 IT, BT, CT 등 이른바 6T 분야에 대한 R&D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아직은 금액별로는 바이오보단 IT에 대한 정부나 민간 투자가 많다. 증가율로는 바이오도 매우 높다.

◇한민구 서울대 교수=선진국에서 하는 모습 그대로 따라가선 절대 안된다. 우리의 잠재력을 고려해야한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오랜기간 R&D를 진행해왔으며 이제는 삶의 질 등도 많이 본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나. 자원 빈국의 입장에서 우리에게 R&D는 경제의 동력이다. 민간이 잘한다고 정부가 손을 놓아선 안된다. 기초기술분야도 원천기술이나 목적기초기술 등에 집중해야한다.

◇김춘호 전자부품연구원장=지식기반사회는 이미 패러다임이 세번 정도 바뀌었다. 정보화 사회가 지식기반 사회를 열었고 다음이 디지털컨버전스시대로 동종산업간 기술 결합이다. 이제 기술은 이제 동일한 산업군이 아닌 이종 산업간 융합이 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R&D투자도 바이오·환경·IT 등 따로 진행해선 안되며 이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부 부서가 필요하다. 우리는 비빔밥 문화가 있지않느냐. 앞으로 R&D정책에서 융복합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사회=R&D의 정책이나 방향을 얘기했다. 그런데 투자 규모는 늘어나는 가운데 이제 투자 효율을 높여야한다.

◇윤 원장=정부 R&D 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위해선 투자 후에 성과를 추적해 보지 않으면 얼마만한 성과인지 모르고 지나간다. 산자부도 개별 프로젝트가 끝난지 2년쯤 되는 시점에서 생산이나 매출에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고용 증대에 기여했는지 등을 점검할 것이다. 즉 생산과 고용 증대를 추적 평가해서 개별 프로그램의 성과를 측정해봐야한다. 업종별·프로그램별로 국민 경제에 얼마나 기여했느냐를 평가하는 등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중요하다.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김 국장=R&D 지원을 단계별로 나눠보면 기획, 집행, 그리고 평가다. 지금까지 정부는 집행에 많이 집중해왔다. 올해부터 기획과 평가 기능을 대폭 강화시켰다. 기획 예산 비용이나 기간을 충분을 준다든지, 평가항목에서 기술성만 평가하기 보단 사업성 경제성도 보는 등 변화하고있다. 최종적으로 사업이 성공했을때 성과 활용 평가도 해볼수 있다. 특히 성공한 R&D에 대해선 사업화에 필요한 지원, 일테면 금융기관과 연계, 특허 부분 등도 할수 있지 않나싶다.

◇한 교수=투자 효율 얘기인데 정부에서 지원하면서 기대하는 효과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지원 기대 효과가 상품화인지, 지역인프라 구축 또는 특허 개발인지 등이다. 이는 성공을 평가하는 지표 개발이 된다. 여기에 맞춰서 성과를 평가하면 투자 효율이 더욱 좋아질 수 있다.

◇사회=R&D 분야에선 아무래도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취약하다. 특히 부품·소재는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인데 이들의 참여를 유도키위한 정부의 방안은 무엇이 있겠나.

◇김 사장= 그간 정부 지원을 받아 많이 발전해왔다. 중소기업이 R&D능력을 보유하지 못한 경우가 매우 많다. 이들은 정부의 지원 계획 자체를 모른다. 일단 이들이 알게 해야한다. 다음으론 이들이 참여할 길을 열어놔야한다. 물론 중소기업이 연구능력이 있고 부설연구소와 공장이 있다면 R&D지원프로젝트의 주관으로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안 그런 곳도 많다. 이런 경우 국가 연구기관이나 대학의 교수들이 주체가 되서 과제 수행도 하고 중소기업도 챙겨주면 좋겠다. 실용화 기술 뿐만아니라 최종 제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선까지 도와줘야한다.

◇김 원장=중소기업을 돕는 길은 돈벌게 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적인 지원을 많이 해야한다.

◇김 국장=평균적으로 정부 지원 예산 중 중소기업이 30∼35% 수준이며 산자부의 경우 58% 정도가 중소기업에 간다. 중소기업은 R&D에 관심은 있지만 모두 수행할 능력이 있는건 아니다. 첫째 중대형과제시 컨소시엄 평가에 중소기업 참여의 적정성을 평가한다. 둘째 소형 과제의 경우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신규 진입하는업체에 가점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또 R&D과제 참여한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 비율을 늘려줬다. 이밖에 그간 지원절차와 서류가 완비되야 지원금이 나갔는데, 지금은 확인만 되면 바로 나가게 했다. 신제품 인증 제도도 진행 중이다. 신제품 인증 제도는 이를 딴 기업의 제품을 공공기관에서 20% 의무 구매토록한 것이다. 내년엔 중소기업 위주로 신제품 인증 제도를 지원토록 할 예정이다.

◇사회=평가관리 시스템의 효율화 방안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윤 원장=평가관리기관의 운영에 관해서도, 미국의 경우 기술개발예산 중 5∼6%를 평가관리비 예산으로 배정한다. 우린 2%가 채 안된다. 평가 인력의 전문성을 높일 여력이 없다. 예산 비중을 늘려야한다. 

◇한 교수=우리는 R&D 지원에서 관리는 선진화됐지만 기획과 평가는 전문성이 좀더 요구된다. 최소한 과제를 선정한 사람이 사후 관리까지 하는 평가 일관성 필요하다. 또 전문위원 제도를 강화해야한다. 과제별로 2년∼5년간 전문위원이 있어서 한 사이클을 봐야하는데 지금은 너무 단기다. 자꾸 투명성·객관성을 강조하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 우리가 이젠 안배를 떠나 전문성에 치중해야한다.

◇김 사장=과제지원후 기업에 대한 감사 위주는 없어져야 한다. 총리 감사, 국회의원 감사, 정부 기관 감사 등 너무 많다. 프로젝트 후에 일년내내 감사만 받는다. 감사를 위한 감사가 아니라, 프로젝트를 위한 감사가 되야한다. 뭘 들쳐내기 위한 감사라서 문제다.

◇사회=이번에 본지가 두달간 진행한 기획시리즈가 앞으로 정부는 물론, 업계·학계·연구계가 서로 도와, 효율적이고도 강력한 R&D 체계를 마련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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