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키워드`로 본 2005년 게임산업

게임 산업은 트렌드의 변화가 유달리 심한 업종이다. 유저들의 니즈와 시장의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것이 게임 시장의 생리다. 그렇다면 올해 게임 산업과 게임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주도했던 최고 키워드는 무엇일까.

아마도 콘텐츠만 놓고 본다면 단연 돌풍의 주역 ‘로한’일 것이다. 산업은 또 어떨까? 올해 역시 긍정적, 때로는 부정적인 다양한 키워들이 등장하며 대한민국 게임산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2005년을 마무리하며 올 7대 키워드를 바탕으로 게임산업을 정리했다.

◇ 캐주얼=지난해부터 게임시장의 대표적인 키워드로 자리잡은 ‘캐주얼’은 올해 역시 게임 콘텐츠는 물론 게임 산업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카트라이더’ ‘팡야’ ‘프리스타일’의 성공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캐주얼 바람은 온라인게임 개발 트렌드를 비롯한 게임산업의 패러다임까지 송두리째 뒤바꾸어 버렸다. 전통의 MMORPG업체인 엔씨소프트마저 ‘플레이엔씨’란 포털을 만들어 캐주얼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에 나섰을 정도다.

 특히 올들어선 캐주얼적 요소가 MMORPG 등 하드코어게임에 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캐주얼 RPG’ ‘캐주얼 FPS’ 등 다양한 퓨전 장르를 창출했다. 전문가들은 “캐주얼게임은 개발비 부담이 적고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앞으로도 상당기간 바람을 이어갈 것”이라며 “캐주얼이 한국형 게임의 전형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 백도어=비 상장기업이 상장기업을 인수한 후 합병을 통해 뒷문으로 상장하는 우회등록, 즉 백도어리스팅(일명 백도어). M&A의 한 유형인 ‘백도어’는 올해 게임업계의 핫이슈로 부상하며 관심을 집중시켰다. 다소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 정상적인 IPO가 어려워면서 중견 게임업체들이 백도어를 선호하는 추세다. ‘프리스톤테일’ 개발사 프로리스톤이 이모션을 인수한 것이나 조이온이 로토토를 인수한 것이 같은 맥락이다.

 엔틱스소프트나 SNH 등과 같이 아예 게임업체가 백도어의 주체가 아닌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향도 나타났다. 앞으로 게임업계의 새로운 성장 시스템중 하나로 주목을 끌 전망이다. 백도어와 함께 올해는 소프트뱅크가 그라비티를 인수하고 넥슨이 모바일게임 선발기업인 엔텔리젼트를 인수하는 등 크고작은 M&A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 표절=“영원은 창작은 없다.” “(그렇다고)해도 너무한다.” 다양한 모방 및 유사 게임이 쏟아져나오면서 많은 게임 및 개발사들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일부 메이저 개발사들이 표절설에 휩쌓였으며, 심지어 중국업체가 국민게임 ‘카트라이더’와 거의 비슷한 게임을 출시, 눈살을 찌프리게하기도 했다. 영화·음악·드라마·게임 등 모든 콘텐츠는 기존에 성공한 작품에서 ‘모티브’를 따오는 것이 흔한 일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란 말도 있다. 하지만, 모방과 표절은 좀 사정이 다르다. 표절은 엄연히 범죄이고, 결코 해서는 안될 일이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게임이 쏟아져 나오면서 창작 아이디어가 점차 한계에 달하면서 개발자들이 표절에 가까운 모방을 하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이같은 표절 논란과 시비는 앞으로 더욱 표면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퍼블리싱=네오위즈의 ‘스페셜포스’, 파란닷컴의 ‘프리스타일’ 등 몇몇 퍼블리싱 게임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올해는 퍼블리싱이 일대 붐을 일으켰다. 전문 퍼블리셔 외에도 최근엔 메이저 개발사까지 퍼블리싱 경쟁에 가세하면서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한다. 특히 네오위즈·엔씨소프트·그라비티·NHN 등 막강 자금력과 네임밸류를 바탕으로하는 선발업체들이 전도유명한 개발사에 대한 경쟁적 배팅에 나서면서 이원술·송재경 등 몇몇 스타 개발자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했다.

 무엇보다 네오위즈는 공격적 퍼블리싱 투자로 스타개발자들을 싹슬이하며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삼성전자·SK 등 대기업까지 퍼블리싱 투자에 동참,‘개발따로 유통따로’의 서비스 체제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최근엔 해외 게임에 까지 경쟁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피씨방=PC방이 게임산업의 흥행 및 수익을 좌우하는 강력한 유통 채널로 급부상하면서 온라인 게임업계와 PC방간의 갈등이 노골되기도 했다. 유료화에 따른 갈등이 결국 유혈사태로까지 비화된 넥슨과 PC방업계의 정면 대결이 이를 함축적으로 설명한다. PC방의 영향력 증대로 ‘친PC방이냐 반PC방이냐’에 따라 해당 게임의 흥행 성적표가 엇갈렸다.

 오픈전부터 PC방과의 우호적 관계를 정립, 전폭적인 지원 속에 ‘카운트 스트라이커’를 밀어내고 1인칭 슈팅(FPS) 시장을 평정한 ‘스페셜포스’와 전격적인 PC방 유료화 선언으로 갈등이 촉발돼 결국 인기 정상에서 4위까지 밀려난 넥슨의‘카트라이더’가 이를 잘 대변한다. 이에반해 많은 게임업체들은 동접 등 흥행성을 고려해 PC방과의 전략적 제휴라는 러브콜을 보내며 ‘상생’을 모색하는 경향이 점차 뚜렷해졌다.

◇ 게임폰=모바일 부문에선 게이머들을 타깃으로한 게임전용 휴대폰, 즉 ‘게임폰’이 올해 최고 키워드라 할만하다. 삼성전자·팬택 등 단말기업체들이 3D엔진과 고속프로세서, 대형 디스플레이 등으로 중무장한 게임폰을 전격 출시하고, 이통사들이 이와 연계한 3D게임 전용 서비스 플랫폼인 ‘지팡’(KTF)과 ‘GXG’(SKT)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대용량 3D 모바일게임 시대가 활짝 열렸으며, 개발이 잇따랐다. 10억원의 개발비를 웃도는 게임까지 등장하는 등 ‘모바일의 블록버스터’ 시대가 활짝 열린 것도 이 때문이다.

 ‘바이오하자드’ 등 일본의 유명 대작 게임들이 모바일 버전으로 등장하기도 했다.그러나, 게임폰은 DMD폰 등 다양한 프리미엄 휴대폰과 함께 출시돼 시장에선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보급률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 아이템=게임을 진행하면서 혹은 다른 유저와의 대결을 통해 자연스럽게 거둬들이는 게임 아이템은 온라인게임의 뺴놓을 수 없는 재미 요소이다. 비록 유저간에 직접, 혹은 중개사이트를 통해 실제 현금으로 사고팔 수 있다는 점으로 사기 등 사건이 빈발, 꾸준히 논란을 거듭하고 있지만, 아이템 시장은 올해 처음으로 연간 1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게임선진국들까지 이를 벤치마킹할 정도. 특히 아이템 획득과 거래를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작업장’이 중국에까지 뻗치면서 결국 한국 유통상들이 개입한 불법 대형 작업장이 법망에 포착되면서 사회적인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따라 ‘로한’ 서비스사인 써니YNK는 업계 최초로 아이템중개사인 아이템베이와 전략적으로 손잡아 게임업계를 놀라게했다. 그런가하면 여당의 정성호의원은 아이템 거래 양성화 관련 법제정을 추진, 주목을 받았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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