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솔루션 구매형태 달라진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5년 공공기관 솔루션 직접구매 현황

 공공기관의 솔루션 구매 형태에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SI업체에 통째로 프로젝트를 맡겨 솔루션을 구매하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 발주기관이 직접 솔루션을 선택해 구매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는 SI업체와 솔루션업체 간 하도급 불공정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한편, 공공 프로젝트 시장을 기술력 중심의 솔루션 시장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다.

 ◇교육부 등 솔루션 직접 구매=지난달 오픈한 교육인적자원부의 업무혁신포털 프로젝트는 솔루션과 업체 선정 과정을 교육부가 직접 주관했다.

 김두연 교육행정정보화팀 과장은 “업무혁신 포털의 핵심은 지식관리와 전자결재인데 국내에는 이 분야에 기술력과 전문성을 갖춘 업체가 많다”며 “시스템 구축을 SI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업체들을 벤치마킹해 선정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뿐 아니라 지식관리 솔루션을 도입한 법제처·평택시청·석탄합리화사업단·노동부 등도 SI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솔루션을 선택했다. 또 양산시청은 최근 서버 무중단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이중화 솔루션을 직접 도입했다.

 양산시청 측은 “다른 시에서 구축한 사례를 보니 장비와 비용에서 낭비 요소가 있고 기능도 만족스럽지 않았다”면서 “직접 솔루션을 찾아 두 제품의 기능을 분석한 후 도입했다”고 밝혔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역시 지난 11월 부하분산 이중화 솔루션을 직접 도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전자문서 관리시스템 도입 과정에서 주사업자가 제시한 솔루션을 구매하지 않고 다른 솔루션을 선택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전자정부TF 관계자는 “식약청 고유 업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발주자 자신”이라면서 “SI업체가 제시한 솔루션보다 업무에 더 적합한 솔루션을 BMT해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의 솔루션 직접 구매에 대해 김학훈 날리지큐브 사장은 “민간은 자구 노력을 자체적으로 하기 때문에 직접 솔루션을 구매해 왔지만 유독 공공기관은 SI를 통한 구매에 집착해 왔다”며 “최근 책임감 있는 발주 담당자를 중심으로 제품을 직접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우수 기술기업 발굴 초석=발주기관의 이 같은 구매행태는 우선 우수한 솔루션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안유진 양산시청 주사는 “필요한 솔루션을 SI업체에 의뢰해 보기도 했으나 원하는 가격과 기능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직접 시스템을 구성해 당초 예정한 예산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구매형태 변화에 솔루션업계는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조풍연 메타빌드 사장은 “공공기관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SI업체에 영업하는 지금의 형태로는 솔루션 업계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발주기관이 직접 제품을 비교하고 선택한다면, 불공정거래는 물론이고 우수 솔루션을 발굴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액수 적고 일부에 국한=하지만 발주기관이 직접 발주한 사례 대부분은 금액이 적은 단위 시스템 구축이 대부분이다. 또 일부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를 통한 사례도 있다. 여전히 대부분의 공공기관 발주는 SI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사실상 솔루션 업체의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 균등화돼 SI를 통하지 않고서도 우수 솔루션을 (발주기관이) 선택할 수 있다”면서 “국가계약법 개정을 통한 발주관리 개선제도를 마련하는 한편 책임 회피와 관리 용이성을 이유로 SI를 앞세우는 발주담당자의 의식을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