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피개발사 "연말 결산이 두렵다"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인 위피(WIPI) 도입을 의무화한 이후 8개월여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위피 개발사들은 여전히 경영상태가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 위피 솔루션을 개발해온 8개 전문업체의 올해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대다수가 흑자 전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최근 3∼4년간 누적 적자가 최고 70억원대에 달하는 기업까지 나타나면서 지속적인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위피 후속버전의 안정적인 개발을 위해 그간 비용부담을 거의 하지 않았던 제조사들의 분담폭을 높여야 하는 것을 비롯, 비즈니스 모델을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솔루션업체 희생폭 너무 크다”=위피 개발을 대표하는 A사는 올해 40억원의 비용을 지출했으나 거둬들인 매출은 고작 10억원에 그쳐 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도 2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을 비롯, 지난 2002년부터 지금까지 위피 분야에서 기록한 누적적자폭이 70억원을 넘어섰다. B사도 올해 5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출했지만 매출은 지난해 절반 수준인 35억원에 그쳤다. C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위피 관련 사업을 통해 34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나 인건비 등의 비용으로 이보다 많은 37억원을 지출, 3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단말인증 검사를 대행하는 D사도 올해 3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수익은 제로에 가까운 실정이다.

 저마다 투자비 회수는커녕 올해 투입한 인건비 및 마케팅 비용을 보전하는 데 급급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최근 위피 핵심 엔진 개발을 담당했던 한 회사는 인력의 상당수를 해외사업으로 재배치하는 등 위피 사업의 비중을 낮추는 추세다.

 ◇“제조사 플랫폼 로열티 내라”=솔루션업체들은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으로 단말기 제조사들의 비용분담을 지적하고 있다. 위피 플랫폼을 단말기에 탑재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제조사에 인력을 배치, 포팅 및 기술지원을 제공하지만 이에 따른 대가를 적절히 보전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형 제조사 중 솔루션업체에 기술지원비를 내는 곳은 삼성전자뿐이며 KTF형, LG텔레콤형도 제조사와 이통사가 최소한의 인건비만 서로 분담해 제공하는 실정이다. 솔루션업체 관계자는 “위피 도입으로 단말 출시 기간이 단축돼 제조사들이 원가 절감의 효과를 누림에도 불구하고 솔루션업체에 지급하는 대가는 인건비도 보전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수출형 단말기의 경우, 위피보다 구조가 간단한 자바 플랫폼을 탑재하는데도 제조사들이 소프웨어업체에 지급하는 로열티가 대당 2∼5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솔루션사에 대한 처우는 형평성에도 크게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사들은 위피의 소유권이 이통사에 있다는 점에서 제조사가 돈을 낼 이유가 없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위피는 이통사들의 부가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의 성격이 짙다”며 기술지원비를 내는 것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용역개발비도 현실화해야”=이통사가 위피 엔진 개발에 지급하는 용역 대가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통사들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매년 말 발표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자 등급별 노임단가에 맞춰 용역비를 산정하지만 실제 플랫폼 개발에 투여하는 인력의 상당수가 모바일 분야의 핵심 엔지니어라 인건비 산정의 괴리가 크게 벌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실제 플랫폼 개발작업은 연간 상시적으로 진행되지만 용역개발계약상의 개발기간은 8개월 단위로 한정, 솔루션사가 받는 개발비가 실제 산정액의 50∼60%에 그친다는 주장이다.

 한 솔루션업체 관계자는 “솔루션업체로서는 위피 플랫폼 개선과 유지보수를 비롯, 콘텐츠 활성화 비용까지 늘어나는 반면 이통사 용역량은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라며 “수혜자 비용 부담 원칙에 따라 제조사들의 기술지원비 분담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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