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유선(SO) 업계의 반대 속에 엄청난 산고를 겪고 있는 KT의 IPTV가 이달 시연회를 통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업계를 떠나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 나아가 정치권에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IPTV 시장진입을 둘러싼 통신과 방송 간 대립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달 20일을 전후해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가 SO업계의 인터넷전화(VoIP) 컨소시엄인 KCT의 사업권을 허가할지가 변수로 등장, 묘한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KT의 IPTV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SO업계의 극렬한 반대가 계속될 경우 이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KCT의 VoIP 사업권 허가를 유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통신과 방송 업계 모두 새로운 활로이자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를 구현할 수 있는 IPTV와 VoIP 시장진입을 놓고 양측이 ‘적당한’ 맞교환 딜을 벌일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이다.
◇KT의 IPTV 구상=통신·방송계의 극한 대립을 촉발시켰던 KT의 IPTV가 서울 여의도 미디어센터 완공에 이어 이달 마침내 첫선을 보인다. KT는 지난달 송출장비·백본망연동장비·과금·네트워크관리시스템 등 여의도 미디어센터의 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IPTV용 전국 백본망도 품질보장(QoS)형 프리미엄망으로 전환했다.
당장이라도 전국 20% 정도의 커버리지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규모다. IPTV 사업의 요체인 콘텐츠 전략도 눈에 띈다. KT는 우선 전국 사업이 시작되면 지역 방송사업자와 협력하고 기존 방송 콘텐츠사업자(PP)는 물론이고 신규 사업자도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KT의 이영희 상무는 “IPTV를 통해 기존 방송시장도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신규 사업자 발굴 및 육성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며 “이런 점 덕분에 최근에는 방송계에서도 IPTV에 대한 인식이 호전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SO업계와 갈등이 이어질 경우 KT로선 IPTV 사업의 성패는 물론이고, 기존 통신시장 지키기에도 급급한 수세에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IPTV 상용화가 내년 하반기 이후로 늦춰지면 비슷한 시기 디지털 케이블 TV 전환 시점과 맞물려 SO업계와 또 다시 격렬한 시장경쟁이 불가피하다.
양방향성·부가서비스의 장점은 IPTV와 디지털케이블 TV 모두 공통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SO업계가 디지털케이블 전환과 더불어 VoIP 사업에까지 공세적으로 나설 경우 향후 통신·방송 융합시장의 TPS 주도권을 선점, KT의 기존 초고속인터넷과 유선전화 시장까지 잠식해 들어올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아내는 것이 최선책이 될 수도 있다는 게 IPTV에 대한 KT의 고민이다.
◇통신 쪽의 새 협상카드=오는 20일 전후로 예정된 정보통신정책심의위 결과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는 온세통신과 더불어 SO업계 컨소시엄인 KCT의 VoIP 사업 허가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현재로선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다.
이미 온세통신이 한차례 허가가 유보된 전례도 있는데다, 최근까지 SO업계가 통신업계의 IPTV 진입에 결사 반대하고 있는만큼 VoIP 허가를 유보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심의위는 민간 위원들이 전체 시장의 형평성을 고려해 사업자 인허가 등을 결정하는 게 관례여서 KCT의 허가 유보나 허가 조건(조건부 허가) 부여가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IPTV를 둘러싸고 통신진영과 방송진영의 ‘빅딜’이 나올 수도 있다며 심의위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신혜선·서한기자@전자신문, shinhs·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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