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통신과 방송의 융합기술에 대해 논의가 시작된 것은 이미 꽤 오래전 일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통·방 융합 문제는 기술이나 시장성보다는 정치적인 논리에 의한 힘겨루기로 논란이 한창이다.
최근까지도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알력 다툼으로 정책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경시돼 온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위성DMB, 지상파DMB, IPTV, 인터넷전화, 와이브로 등 통신방송융합기술이 상용화되고 이 분야에서 새로운 세계 시장을 개척할 잠재성이 눈 앞에 점차 뚜렷해지면서 현실에 맞는 통신방송 융합기술 정책과 관련 규제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설립된 서울대 통신방송융합기술정책연구센터(센터장 황준석)는 뉴미디어의 출현에 따라 진전되고 있는 통신과 방송의 융합현상을 분석하고 이것이 가져올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예측해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새내기 연구센터다.
센터에 속한 서울대, 한양대, 인하대 3개 대학의 교수 12명과 석박사과정 연구원 27명은 기술정책, 정보통신, 경제, 경영, 행정, 언론, 법학, 공학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으로 학제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통방논의 중 60∼70%가 언론학자 위주로 전개돼 온 점을 감안할 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총체적인 시각의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 센터의 강점이다.
센터는 새로운 통방융합서비스가 출현할 때 기존 규제들이 장벽이 돼 사용자나 사업자의 선택권이 좁혀지지 않도록 현재의 정책이나 규제를 개선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상파DMB가 지상파 방송의 재연에만 머무르고 있고 위성DMB로는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는 문제는 자칫 양쪽 모두 수익구조를 악화시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없게 하는 악순환을 만든다는 것이 센터의 분석이다. 황 센터장은 지상파DMB의 수신료를 받지 않도록 한 방침 역시 “당장은 수요자에게 값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신료를 받고 콘텐츠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해나가는 것이 소비자들을 위한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센터는 내년 초를 목표로 실수요, 원가, 산업구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인터넷 시대에 걸맞은 융합미디어 법을 제안하기 위해 법안을 준비 중이다.
◆인터뷰/황준석 서울대 통신방송융합기술정책 연구센터장
황준석 센터장(39)은 융합 분야를 연구하는 전문가답게 자신도 다양한 학제의 경력을 갖추고 있다. 대학교에서 수학과 경제학을 동시에 공부하고 효성그룹 전자연구소에서는 컴퓨터, 미 콜로라도공대 유학시절은 통신학, 피츠버그대에서 정보통신정책을 연구한 후 시라큐스대 정보통신대학에서 정보통신정책을 강의했다. 경제·IT·정책의 삼박자를 갖추고 있다 보니 자연스레 융합기술정책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 황 센터장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정책연구들이 미국형 규제모델이다 EU형 규제모델이다 이런 얘기들을 하는데 유럽 국가들은 거꾸로 통방융합분야에서 앞선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황 센터장은 “통신방송정책은 역사적 배경과 규제의 철학이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의 상황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독자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며 “독립된 대학연구소로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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