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를 고려하면 정액제를 해야 하는데 엄청난 부담을 느낍니다. 자칫 잘못되면 기억에서 잊혀지는 게임이 될 수도 있거든요.”
한 퍼블리셔 관계자의 말이다.
CJ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정액제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금액도 적지 않아 2만원을 훨쩍 넘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많은 말이 오가고 있다. ‘용기있는 결단’ ‘무모한 도전’ ‘뚜렷한 경쟁작이 없으니 당연’하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들리고 있다. 그만큼 업체들이 정액제 도입에 부담을 느낀다는 말이다.
최근에 급부상한 ‘로한’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정액제와 부분 유료화에 대해 내부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니지’를 위협할 정도로 많은 유저를 끌어 들였으나 그들의 입장에서는 ‘리니지’보다도 정액제가 더 두려운 것이다.
사실 정액제는 MMORPG를 개발하는 업체에 가장 큰 수익원이며 당연한 권리다. 게임을 서비스하는 입장에서 한달에 1∼2만원대의 이용료를 받는 것은 절대 무리가 아니다. PC 패키지 게임이나 콘솔 게임들이 4∼5만원을 호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저렴한 편이다. 그렇다고 MMORPG의 제작비가 낮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개발비와 마케팅비, 운영비가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정액제를 실시한 후 근 일년 동안 누구도 정액제를 도입하지 못했다. 유저들은 이미 공짜로 즐길 수 있는 ‘오픈 베타’에 길들여져 있고 조금이라도 부담을 느끼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기 때문이었다. 물론 유저들이 ‘온라인 게임을 돈내고 하면 아깝다’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든 건 개발사들의 부메랑처럼 돌아온 잘못된 정책에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방관만 하기에는 앞으로 더욱 성장해야 할 국내 시장의 미래가 너무 암담하다.만약 정액제가 이대로 사라진다면 앞으로는 그 누구도 많은 돈을 들여 MMORPG를 만들지 않을 것이고 오로지 캐주얼 게임에만 몰두할 것이다. 이는 건전한 시장 조성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돌이킬 수 없는 수위까지 흘러가기 전에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한다. 퍼블리셔와 개발사가 정당한 자신의 자리를 찾고 싶다면 정액제는 그 출발의 신호탄이 돼야 할 것이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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