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뮬게임을 찾아서]WWF 레슬링페스트(WWF WrestleFest)

현재도 그렇지만 십년 전에도 미국 프로레슬링의 인기는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엄청났다. 주말이면 헐크 호건과 울티메이트 워리어 등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나누며 AFKN(혹시 아실까 몰라)을 통해 방송되는 WWF를 보기 위해 친구집을 배회했다.

그들에게 풍선같은 덩어리 근육을 지닌 거대한 몸집들의 서커스 기술은 팬터지 그 자체였다. 간혹 브레인 버스터 등 위험한 기술을 흉내내다 대형사고가 터지지기도 했지만 프로레슬링은 청소년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1991년 테크노스에서 발표한 ‘WWF 레슬링페스트’는 미국 프로레슬링을 테마로 만든 작품 중 최고봉이었다. 흔히 레슬링 게임은 모두 같은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코 그렇지 않다. 기술이 들어가는 타이밍과 적절한 캐릭터 밸런스, 다양한 무대 이벤트가 하나로 묶이지 않으면 재미가 전혀 없다.

따라서 유사한 게임들이 무수히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WWF 레슬리페스트’가 인기를 끈 이유는 일단 4인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나의 게임기에 4명이서 엉덩이를 붙이고 모여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선택해 프로레슬링을 즐기는 재미는 매우 컸다.

또 실제 선수들이 구현하는 화려한 기술과 링밖에서 펼치는 반칙 플레이, 로열 럼블 등 가장 재미있게 시청했던 요소를 게임에 녹여낸 것이 주효했다. 한 예로, 로프 반동을 이용한 기술이 존재한다는 자체로도 링에 올라갈 수 없는 팬들에게는 최고의 대리 만족인 것이다.

이 작품은 공개되자마자 곧바로 여러 플랫폼으로 이식됐으며 인기를 유지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미국 프로레슬링을 소재로 한 온라인 게임도 검토 중이라고 하니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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