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시대다.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의 척박한 토양에서도 한 눈 팔지 않고 고집스럽게 기술 개발에만 몰두한 이들이 있다. 소리없이 묵묵히 현장을 지키는 이들이 있기에 한국 소프트웨어가 거대한 외국계 기업에 맞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검투사로 전장을 누비는 이들을 만나본다.
박대연(49) 티맥스소프트 최고기술경영자(CTO)는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보석같은 존재다. 세계적인 외국계 소프트웨어업체를 상대로 기술 하나로 승리를 거둔 유일한 인물. 지난 97년 회사를 창업하면서 개발한 미들웨어는 국내 시장에서 세계 1, 2위인 IBM과 BEA를 밀어내고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소프트웨어의 최고봉인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와 운용체계(OS)에 도전장을 던졌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들웨어도 어렵지만 DBMS와 OS는 원천기술없이는 불가능한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올해 DBMS를 처음 출시했고, 자체 개발 OS는 오는 2007년 내놓을 계획이다.
분당 티맥스R&D센터에서 만난 그는 “DBMS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접근했으며, 미들웨어와 합해지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낼 것”이라며 “현재 기술적인 완성도로만 보면 오라클 정도만이 경쟁 상대”라고 평가했다. 오라클은 세계 1위 DBMS업체다.
그의 자신감은 연구개발에서 나온다. KAIST 교수를 겸직중인 그는 강의가 있는 날을 제외하곤 하루도 빠지지 않고 R&D센터로 출근한다. 2평 남짓한 그의 집무실을 집 삼아 연구원들로부터 올라온 문제를 해결하고,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다 보면 밤 12시를 넘기기가 일쑤다. 티맥스소프트의 ‘워크홀릭’들마저도 그의 열정에 혀를 내두른다고 한다.
“연구개발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연구실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 연구개발 시간도 부족한데 다른 일에 시간을 너무 많이 뺐깁니다. 고객도 만나야하고 이렇게 인터뷰도 해야하고. 하하.” 오너인 그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그 대신 전문경영인을 고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는 사업 체질이 아닙니다. 연구개발이라면 자신있지만 사업은 사람도 만나야하고 골프도 해야 하고 머리 아프죠. 앞으로도 저보다 경영을 잘하는 분들이 CEO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저는 영원한 개발자로 남고 싶습니다.”
OS 개발에 대해 묻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를 능가하는 OS가 나와야겠죠. 임베디드에서 시작해 모바일쪽으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호환되면서 기능적으로 뛰어난 OS를 만들고 있습니다. 2007년이면 완성될 것입니다.” 그는 그간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 2일 소프트엑스포에서 영예의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한다.
그의 목표는 오는 2010년까지 티맥스소프트의 매출을 3조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올해 티맥스소프트 예상 매출은 450억원 안팎. 매년 100% 가량 성장해 도달 가능한 목표다. “OS, DBMS, 미들웨어 등 핵심 제품이 갖춰지면 어느 순간에 매출은 가파르게 올라갈 것입니다. 매출 3조원이 어렵지만 불가능한 수치는 아닙니다. 매출 3조원이면 규모로 세계 5위 소프트웨어업체가 될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입니다. 매출 3조원이면 티맥스소프트는 기술적으로 세계 3위에 올라 설 것입니다.” 2010년에 티맥스소프트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과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88올림픽이 열리던 해 10여년간의 은행원 생활을 정리하고 소프트웨어의 본토인 미국으로 넘어가 온간 어려움을 겪으며 기술을 배워 온 한국의 한 개발자가 세계 소프트웨어 산업을 정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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