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의 눈부신 정보화 성과를 일궈냈던 ‘정보화추진위원회’ 활동이 현 정부 들어 사실상 유명무실화되고 있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정보화추진위원회는 96년 출범 이후 국민의정부 시절만 해도 매년 평균 세 차례 회의를 열어 국가 정보화를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참여정부 이후에는 현재까지 네 차례 개최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정보화추진위원회가 독려해온 공공부문 정보화 사업의 기획·조정 기능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으며 정보화 확산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위상 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보화추진위원회는 ‘정보화촉진기본법’에 의거해 지난 96년 수립된 ‘정보화촉진기본계획’에 따라 각급 부처·기관장이 정보화 로드맵을 논의하고 업무 조정·평가 작업을 수행하는 포괄적인 논의의 장으로 출발했다.
특히 국민의정부 시절에만 15차례나 열려 국가·공공부문 정보화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계기를 조성했다. 회의를 통해 각급 국가기관과 부처, 공공부문 정보화 사업의 틀을 잡고 부처 간 역할 조정을 통해 효율적인 추진 체계를 갖췄던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지난 2003년 12월에 이어 작년 2월과 12월 각각 한 차례씩 개최됐고 올해는 3월 단 한 차례만 열렸을 뿐이다. 회의 개최 횟수로만 따지면 IT를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기까지 했던 현 정부의 정책 의지가 무색하다. 이에 따라 국가 정보화의 밑그림을 짜고 부처별 정보화 사업을 평가·조정하는 역할도 최근 들어서는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무 간사 격인 정보통신부 측은 “무엇보다 추진 주체인 총리실과 각급 부처가 최근 들어 정보화추진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데다 이제는 각 부처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챙길 만큼 정보화가 확산된 것도 한몫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근래 들어서는 해당 정보화사업을 타 부처와 협의하기보다는 개별적으로 추진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문형남 숙명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정부 내에서도 정보화 업무 영역이 갈수록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관련 부처 간 갈등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정보화추진위원회가 맡아야 할 부처 간 업무 조정자 역할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 3월에 이어 9개월 만인 오는 20일 제25차 정보화추진위원회를 열고, 내년도 분야별 정보화 촉진 시행 계획과 ‘제3차 국가지리정보체계 기본계획’을 심의, 확정할 예정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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