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만 주문을 받아 직판하는 방식으로 유통마진을 최대한 줄이며 PC신화를 이룩한 이른바 ‘다이렉트 마케팅’에 변화의 바람이 부나.
C넷등 외신은 29일(현지 시각) 최근 델이 대형 할인점 코스트코 매장에 제품을 선보이자 전문가들로부터 “기존의 다이렉트 온라인 판매 모델에서 벗어나 소매 유통 채널에 진입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반응을 얻으며 주목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형 할판점 통한 공급 주목=델은 최근 코스트코 일부 매장에 15인치 화면·1.7GHz 540 시리즈 펜티엄 4 프로세서·80GB DVDRW 드라이브 등을 장착한 노트북 ‘델 2200’을 899.99달러에 선보였다.
코스트코는 또 ‘델 6000’ 노트북을 1299.99달러에, 20인치 LCD 광폭화면을 장착한 ‘델 XPS 600’ 데스크톱을 2499.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두 제품은 3년의 제품 보증 기간까지 제공해 중소기업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마이크 메이허 델 대변인은 자사가 ‘디멘션’과 ‘인스파이런’ 등의 자사 컴퓨터 제품을 코스트코에 공급한지 한달이 넘었으며 코스트코는 델의 오랜 협력자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트코에서 이들 제품이 얼마나 판매됐는지 밝히지 않았으며, 델이 다른 소매 유통 업체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다른 소매 유통 협력업체들이 델의 온라인 판매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델의 온라인 판매는 그 동안 주로 쇼핑몰에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증대돼 왔기 때문이다.
델은 주문을 받은 즉시 부품을 구매해 바로 제품 생산에 돌입하는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 제조 방식과 광범위한 실시간 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PC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
기존 유통을 혁신한 델의 모델에 변화를 강요한 것은 지난 18개월 동안 발생한 매출의 급락. 이 기간 중 급전직하해 400달러대 노트북과 300달러대 데스크톱 등을 선보일 정도로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펼쳐 왔던 델도 최근에는 고가 제품 브랜드인 ‘XPS’를 선보이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경쟁사들에게도 부담=최근 실적 발표에서 케빈 롤린스 델 최고경영자(CEO)는 델이 지나치게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펼쳐왔지만 앞으로는 저가 제품과 고가 제품의 균형을 유지하는 정책을 펼칠 것임을 인정했다.
델은 1990년대말에 프라이스 클럽(이후 코스트코에 인수됨)에서 제품을 판매했었고 2001년엔 일본에서 소매점에 컴퓨터를 판매하려 시도하기도 했었다.
로저 케이 엔드포인트 테크놀로지스 어쏘시에이츠 분석가는 “델이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하려 하고 있다”며 “그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금 시도한 다음 어떻게 되는지 지켜본 후 괜찮아 보일 때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델이 (코스트코 외에) 다른 대형 할인점과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한다면 델의 경쟁자들에게 엄청난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커런트 어낼리시스의 토니 뒤부와즈 분석가는 다른 소매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는 것이 델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며, 델이 향후 어떠한 판매 부양책을 사용하더라도 경쟁사들이 주목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델 최근 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