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계열사이면서 전자 부품 시장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기와 삼성테크윈의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역전될 전망이다.
21일 두 회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분기까지 누적 매출에서 삼성테크윈이 삼성전기를 처음으로 앞섰다. 본사 기준으로 삼성테크윈의 누적 매출은 1조6527억원을 기록, 1조6206억원을 올린 삼성전기보다 321억원 많았다.
삼성테크윈이 삼성전기보다 매출이 큰 것으로 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기는 2002년까지 삼성테크윈에 비해 2배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2003년부터 양사의 매출은 줄어들기 시작해 작년에는 삼성테크윈이 삼성전기 매출의 73% 수준까지 올라왔고 올 상반기에는 그 차이를 100억원 이내로 줄였다. 아직 4분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올해 전체 매출을 단정짓기에는 이르지만 삼성테크윈의 우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삼성테크윈은 디지털카메라 부문의 가파른 상승세를 비롯해 전자부품이나 반도체 장비 등 모든 분야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올해 1분기까지 분기 매출이 4000억원 대에 그쳤지만 2분기 6000억원을 돌파한후 3분기에도 그 여세를 몰아갔다. 4분기에는 디지털카메라 특수 등이 겹쳐 7000억원대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기는 작년 4분기부터의 부진을 씻고 이제 회복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외형 성장은 내년 이후로 예상된다. 더욱이 삼성전기는 외형적 성장보다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일부 사업의 구조조정을 계속하고 있어 양사의 매출 차이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해외법인 매출을 더한 연결기준으로는 3분기까지 삼성전기가 2조1190억원의 매출을 올려 삼성테크윈의 2조790억원을 조금 앞섰다.
수익성 면에서는 차이가 더욱 심하다. 삼성전기는 3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지만 상반기 부진으로 인해 아직 574억원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테크윈은 3분기까지 606억원의 탄탄한 흑자 구조를 가져가고 있다.
앞으로도 두 회사의 명암은 전자부품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용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두 회사는 국내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또 삼성전기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시장에 최근 삼성테크윈이 진출, 내년에 600억원, 2007년 이후에는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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