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체 시스코 시스템스가 셋톱박스 시장에 진출한다.
시스코는 미국 2위의 케이블 TV용 셋톱박스 전문 업체 사이언티픽 애틀랜타를 69억달러(한화 7조1500억원 상당)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인수 가격은 사이언티픽의 전일 종가 41.45달러에 3.7%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이번 인수는 시스코 사상 두번째이며 최근 5년내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시스코는 통신과 방송이 융합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고 개인 고객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이번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스코는 TV가 홈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셋톱박스 업체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스코는 지난 98년 가정용 모뎀으로 개인 고객 시장에 처음 진출했으나 2년도 안돼 철수했었다. 그러나 2003년 홈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링크시스 그룹을 인수하면서 개인 고객 시장을 다시 공략하고 있다.
사이언티픽 애틀랜타는 1951년 설립됐으며 케이블 TV용 셋톱박스 외에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와 케이블 모뎀도 판매한다. 미국 셋톱박스 시장에서 점유율 40%를 달리며 모토로라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 매출은 19억달러이며 주요 고객은 타임워너케이블, 컴캐스트, 케이블비전, SBC커뮤니케이션스 등이다.
미국 시장에서 셋톱박스 수요는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에 힘입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 특히 텔레비전 서비스 제공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전화 업체들의 행보가 셋톱박스 업체들에게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비디오는 엔터테인먼트·통신·온라인 서비스 사업의 핵심 성장 동력”이라며 “이번 인수로 시스코는 서비스 업체 및 고객들에게 특별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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