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내년 봄 무선인터넷 표준플랫폼 위피(WIPI)를 지원하는 새 모바일 플랫폼 ‘위피온브루’를 내놓는다. 이에 따라 위피 도입 이후 중단됐던 브루 플랫폼 기반의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이 다시 재개될 전망이다.
박문서 퀄컴코리아 부사장은 “위피 호환 플랫폼인 ‘위피온브루’의 개발을 내년 2분기까지 완료·출시하기로 결정했다”며 “새 플랫폼은 ‘위피 2.0’과 ‘브루 3.1’을 통합한 형식이 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퀄컴이 ‘위피온브루’를 내놓는 것은 1년 가까이 중단돼온 브루 기반 휴대폰의 출시를 재개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퀄컴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4월 위피 탑재를 의무화한 정부정책(고시)의 전략적 승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브루 기반 휴대폰 출시를 주도해온 KTF는 위피 탑재가 의무화되면서 사실상 관련 제품의 출시를 중단해왔다. KTF가 브루 플랫폼을 탑재한 휴대폰을 마지막으로 출시한 것은 지난 2월이다.
이에 앞서 폴 제이콥스 퀄컴 사장은 지난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브루 관련 콘퍼런스에서 “연말까지 위피온브루를 개발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본지 6월 7일자 1면 참조
그러나 한국 내 위피 표준의 변화 가능성 및 이동통신사와의 협력 문제로 당초 예상보다 개발이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내놓을 ‘위피온브루’는 위피 최신버전 2.0과 브루 최신버전 3.1을 통합한 것으로 위피C와 자바 엔진을 모두 지원하면서도 브루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플랫폼 기본 기능은 브루 기반으로 구동하면서도 위피용 애플리케이션 및 콘텐츠를 지원하기 위해 위피 표준 인터페이스(API)를 추가한 형태다. 콘텐츠 개발사들은 ‘위피온브루’가 발표되면 위피 자바, 위피C, 브루 중 하나의 플랫폼을 선택해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퀄컴코리아 측은 “‘위피온브루’가 선보이면 콘텐츠 개발사들은 위피 콘텐츠뿐만 아니라 브루 콘텐츠를 만들어 해외 시장 수출에 활용할 수 있다”며 “국내 콘텐츠업체들의 해외 진출망을 확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이 ‘위피온브루’ 출하 일정을 공식 밝힘에 따라 사실상 1년여간 중단됐던 브루 비즈니스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부상했다. 내년 2분기 이후 브루를 탑재한 신규폰을 새롭게 내놓아도 1년 이상 놓친 휴대폰 라인업의 공백이 플랫폼 및 관련 콘텐츠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위피온브루’가 두 가지 플랫폼을 통합했다는 점에서 안정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기존 위피 독자 플랫폼과 차별성을 적절히 부각시킬 수 있느냐도 향후 플랫폼 확산의 키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문서 부사장은 “브루 기반의 휴대폰 출시가 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KTF가 판매하는 휴대폰 중 브루 기반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위피 기반 제품에 버금가는 수준이라 공백이 생각보다 크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위피온브루’의 개발이 완료되면 한국의 이동통신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플랫폼 확산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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