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는 이제 더는 정보화 후진국이 아닙니다. 2006년 9월부터 대입학력고사를 컴퓨터 망으로 실시하겠다는 발표가 나면서 컴퓨터를 구입하려고 아우성입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PC 판매사업을 하는 강종우씨가 일주일 전에 보내 온 e메일이다. 강씨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우리나라의 70∼80년대 생활 수준이지만 정보화 바람이 불면서 PC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PC 수출지역으로 우크라이나·아프리카·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일부 업체는 ‘준비’ 단계를 넘어 이들 시장을 적극 공략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은 PC 성장세가 한풀 꺾인 데 비해 이들 지역은 이제 막 인터넷 망이 깔리고 정보화가 탄력을 받으면서 PC 수요가 쑥쑥 늘고 있기 때문.
주요 조사기관은 오는 2007년까지 미국·유럽 등은 연평균 4∼6%대 성장에 그치는 데 비해 중남미·아시아태평양 지역은 15∼20% 성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삼성·LG전자, 신흥 시장 개척 총력=브랜드 PC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과 LG전자는 대표 수출지역으로 우크라이나·인도·러시아 등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는 상황이다.
삼성은 자체 노트북PC가 우크라이나에서 1위, 러시아에서 3위를 기록중이다. 삼성은 지난 2분기 이후 25%대의 점유율로 우크라이나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 노트북PC가 해외 특정 시장에서 ‘톱’을 달리기는 처음이다. 삼성은 이 여세를 몰아 말레이시아·필리핀 등으로 수출 지역을 확대했으며 올해 노트북PC 수출 100만대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도 인도와 러시아 시장에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LG는 이미 인도 PC 시장에서 3위를 달릴 정도로 LG 노트북PC 브랜드 알리기에 성공했다. 러시아에서도 지난 3분기 노트북PC 부문에서만 123% 성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회사 CIS지역 대표 안성덕 상무는 “지난해 브랜드 노트북PC를 러시아에 처음 소개한 이후 매분기 20∼30%씩 성장중”이라며 “내년 러시아에서 연간 9만대 이상의 노트북PC를 판매, 시장 점유율을 5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중소 PC업체도 잰 걸음=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PC업체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엔컴퓨팅은 대만 비아와 공동으로 신클라이언트 플랫폼 ‘X300 키트’를 인도 시장에 처음으로 공급했다. 이 제품은 PC 한 대의 컴퓨팅 자원을 여러 사람이 동시에 사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엔컴퓨팅은 인도뿐 아니라 여러 개발 도상국을 대상으로 제품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엔컴퓨팅은 올 하반기 인도에서 매출 3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인호텍도 중소 PC업체로는 처음으로 나이지리아와 세네갈에 멀티유저 PC 제품 ‘인컴소프트PC’를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인호텍은 100세트를 이미 선적했으며 내년경에는 연간 공급 규모가 2만 세트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세네갈 지역에도 샘플 공급을 끝마쳤으며 필리핀 지역에도 1만2000세트의 수출 상담을 진행중이다. 이 회사 김기수 사장은 “남미 통상 사절단 수출 상담회에서 우수 제품으로 선정될 정도로 신흥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며 “PC 보급률이 낮고 소득이 떨어지는 국가를 겨냥한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신흥 PC 시장 ‘쾌청’=전반적으로 PC수요가 꺾였음에도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 시장에서 PC 성장률은 크게 약진하고 있다. 특히 중남미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는 PC시장의 ‘블루오션’이다.
가트너가 집계한 세계 PC시장 전망 자료에 따르면 세계 PC수요는 지난 2004년 11.4%로 성장률 면에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주춤하면서 2007년경 전년에 비해 4% 성장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하지만 중남미는 지난 2002년 이후 쑥쑥 성장해 오는 200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7.3%까지, 아태 지역도 11%로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세계 지역별 PC시장 연평균 성장률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