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무단공유의 온상으로 비난받아온 P2P 서비스를 양성화하기 위해 정부와 권리자·P2P사업자·기술업체가 처음으로 머리를 맞댄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프루나 등 12개 P2P업체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 9개 권리자단체, 유베이션 등 3개 기술개발업체, 정부 관계자가 10일 문화관광부에서 모여 ‘P2P 유료화 전환 모색을 위한 회의’를 갖는다.
이해 당사자들이 ‘P2P 척결’이 아닌 ‘P2P 양성화’를 주제로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P2P업체와 권리자가 함께 합리적인 콘텐츠 유통시장을 만드는 계기가 마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석자들은 P2P에서 저작물 파일을 걸러내는 필터링 기술과 다양한 P2P 유료화 모델을 논의할 예정이다. ‘합법적’ P2P 서비스를 위한 상호 협력방안 마련도 안건이다.
하지만 P2P업체가 필터링 기술 탑재 방안을 쉽게 받아들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풍부한 콘텐츠가 생명인 P2P가 파일공유에 제약을 두면 네티즌들에게 외면받을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소리바다 서비스가 중지되는 등 P2P를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권리자들에게 유리한 판정이 이어지는 최근 상황이 변수다. 돌파구를 찾아야하는 P2P업체들이 적절한 유료화 사업 모델만 확보된다면 필터링 기술 탑재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회의 참석자간 법적 대응을 자제하자는 양해각서(MOU)가 체결된다면 협력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한 P2P업체 관계자는 “권리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필터링 기술을 탑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게 대부분 P2P 업체의 의견”이라면서도 “무차별 법적 대응이 이어지는 현재 분위기에서 어떤 식으로든 해결방안을 마련해야한다는 위기감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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