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제품의 자존심을 지킨다’
글루시스(대표 박성순 http://www.gluesys.com)는 외산 업체가 주도하는 스토리지 시장에서 ‘토종’의 자존심을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몇 안되는 기업이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수 십개가 넘던 국산 스토리지 업체는 아예 자취를 감춰버리거나 대부분 업종을 갈아 탔기 때문. 글루시스는 지난 2000년 안양대 교수로 재직 중인 박성순 사장을 비롯해 파일시스템과 레이드(RAID) 소프트웨어 기술을 직접 개발한 석·박사 출신이 설립한 업체. 주력 제품인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 ‘SAN글루 매니저’, 네트워크형 스토리지(NAS) 엔진 ‘글루스토’ 등은 모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제품이다.
박성순 사장은 “회사를 설립한 이 후 지금까지 마치 초토화한 전장에서 살아 남은 기분”이라며 “스토리지 사업은 초기 싸움부터 다국적 업체와의 경쟁”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전장에서 살아난 까닭일까. 글루시스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올 초 다소 주춤했으나, 최근 LG히다찌· 한국후지쯔· 효성인포메이션· 엑사큐브 등 하드웨어업체와 협력해 NAS 엔진을 잇따라 공급했다. LG건설· 법무부 등 중형 사이트도 뚫었다. 연말까지 20억 원 이상 매출은 무난할 전망이다.
기술력도 인정 받아 글로벌 업체와 연말을 목표로 수십억 규모의 투자 협상도 진행 중이다. 성사되면 해외 시장에도 훨씬 유리한 고지에 오를 전망이다. 최근에는 국산 네트워크 업체와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 공유기와 웹디스크 장비인 ‘C-디스크’라는 제품도 개발했다. 내년 정식으로 출시할 이 제품은 기업용 시장이 아닌 홈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글루시스가 가장 자신있게 내세우는 기술은 파일 시스템과 고가용성 분야. 파일시스템은 데이터의 안정 전송과 저장에 영향을 미치는데 글루시스는 리눅스 기반 파일 시스템을 최적화, 안정화하는데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자신한다. 박 사장은 “세계 시장에서 네트워크 스토리지 리더가 되는 게 글루시스의 목표”라면서 “내년에는 국내외 스토리지 업체와 협력관계를 더욱 넓혀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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