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이노베이션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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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노스케의 경영이념만 빼고 다 바꿔라.’

일본 업계에서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마쓰시타전기’를 다시 일으켜 세운 나카무라 구니오(中村 邦夫)사장의 경영혁신과 흑자전환 스토리를 다뤘다.

창업자 고노스케 사망 후 그가 세운 마쓰시타전기 왕국은 서서히 침몰해 갔다. 소니의 평면 텔레비전에 패하는 등 가전 왕국의 자존심이 구겨졌고 살아있는 경영 신화도 무너져 갔다.

저자는 10년 가까이 적자의 수렁에서 헤매던 마쓰시타전기가 어떻게 혁신됐으며 도대체 그 혁신의 원천은 어디서 나오는지를 나카무라의 리더십과 개혁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베테랑 기자인 저자는 방대한 양의 정보와 다양한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곁들여 벼랑 끝의 회사를 기적적으로 되살린 혁신 경영가 나카무라 구니오의 행적을 풀어 놓았다.

나카무라 구니오 사장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말수가 적고 기가 약하며 내성적인 데다 골똘히 생각하며 잔 걱정이 많은 5중고의 사람이다” 나카무라 사장은 스스로를 이렇게 평가해 표현했다.

그런 나카무라사장은 취임 첫 해에 최대 적자를 내자 곤경에 빠졌다. 실적이 늘어나지 않자 회사를 재기시킬 것이라는 그에 대한 주위의 기대도 곧 실망으로 바뀐다.

이 때부터 그의 경영 능력이 발휘된다.

그는 곧 3개년 중기경영계획 ‘창생 21’을 발표하고 고노스케가 확립한 사업부 체제를 해체하고 사업 영역을 개편하는 등 낡은 체제를 파괴하는 데 힘을 쏟았다. 또한 연구개발, 설계 혁신과 셀 생산 도입, 비용 감축 등 구조 개혁에 나섰다. 그 결과 무기력한 존재로 잊혀져 가던 85년 역사의 마쓰시타전기가 세상의 연구자료가 될 만큼 훌륭한 회사로 탈바꿈했다. 특히 나카무라 사장은 풍부한 외국 주재 경험은 이 회사를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상황에 빠지지 않게 했다. 게다가 그는 ‘블랙박스’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같은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마쓰시타는 제조 공정 혁신을 통해 경영 방향을 재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1962년 마쓰시타전기에 입사해 2000년 6월 사장에 취임한 나카무라 구니오는 역대 사장들이 떨쳐내지 못했던 ‘경영의 신 마쓰시타’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나 회사를 21세기형으로 재편했다. 그 결과는 취임한 지 5년째 되면서 회사의 흑자전환이란 결과로 나타났다.

재생의 비결은 창업정신만은 잃지 않되 다른 옛 모습을 완전히 벗어 버린데 있었다. 당연히 ‘마쓰시타전기=마쓰시타 고노스케’라는 이미지가 급속히 엷어졌다.

저자는 새로운 마쓰시타를 창조하려는 나카무라 사장의 의지를 ‘파괴와 창조’라고 설명한다. 마쓰시타전기의 현실도 과감히 꼬집었다. ‘아직 이익수준이 낮고 계속 구조개혁을 해야 하는 시대’라는 독설은 모든 일본 기업들을 향한 고함으로도 들린다.

저자는 “마쓰시타전기는 감속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성공하면 할 수록 나카무라 신화가 모습을 드러낸다는 모순을 안은 채 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최근 적자에 빠진 소니 등 여타 기업과 달리 새로운 신화 창조의 기업이 된 마쓰시타전기가 되살아난 비결이 녹아있는 이책에 대한 기대는 일본 전자업계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모리 가즈오 지음. 김창남 옮김.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1만2000원.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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