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COH’ 개인 커뮤니티 운영자 정영균

이제 겨우 2차례의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진행한 온라인게임 ‘시티오브히어로(COH)’에 벌써부터 열혈 마니아가 등장해 화제다. 개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할 정도로 ‘COH’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정영균(30)씨다. 그는 ‘COH’에 빠져들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힌다.“아이템에 대한 집착이 없는 게임이에요. 자연히 유저들 간의 대립이나 갈등도 없죠.”

# 20년차 열혈 게이머

정영균씨는 컴퓨터를 알게 된 10살 무렵부터 최근까지 무려 20년 가까운 세월을 게임과 함께 살아온 골수 게임 마니아다. 스스로도 “초등학교 시절부터 최근까지 국산 게임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 해봤다”고 밝힌다. 그는 특히 온라인게임은 클베부터 참여하거나 오픈베타에 참여해서라도 두루 경험을 해봤다. 그는 신작 게임이 처음 선을 보이면 일단 하고 보는 스타일이다. 클베에서부터 오픈베타까지 즐기다 상용화가 되면 또 다른 게임을 찾는 일명 ‘메뚜기족’ 가운데 한명인 셈이다.

 그런 그가 가장 오래 즐겼던 게임은 ‘리니지2’. 클베부터 참여해 상용화 이후에도 6개월 이상을 즐겼다. 혈맹을 창설해 운영하고, 인터넷에 혈맹 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리니지2’의 중독성을 경험해 보고는 과감하게 접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RF온라인’ 등도 상당히 고렙까지 키워보며 맛을 즐겨 본 게임이다. 이쯤 되면 그는 게임 마니아 중의 마니아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직업은 웹 프로그램 개발자다. 주로 게임개발사에서 웹용 미니게임을 개발해 왔다. 어찌보면 무려 20년간 게임과 함께 살아온 그로서는 당연한 진로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나 그는 지금 백수다. 얼마전 다니던 게임사가 부도를 내고 문을 닫는 바람에 잠시 쉬고 있다. 해서 지금은 새로운 직장을 찾을 것인지 아니면 개인 사업을 시작할 것인지를 놓고 심각히 고민중이다. ‘COH’는 이런 상황에서 그에게 다가온 게임이었고, 그가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게임의 세계를 보여줬다.

# 나누는 기쁨에 매료돼 커뮤니티 운영

“아이템에 얽메이지 않고 커뮤니티를 중시하는 게임이 좋아요.” 정영균씨의 게임관이다. “해외 RPG 정보 사이트를 보다가 ‘COH’를 발견, ‘와∼ 정말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에 결재를 하고 북미 서버에 접속해 본 것이 그가 ‘COH’와 처음 인연을 맺게된 과정이다.

‘COH’만의 매력에 대한 그의 칭찬은 끝이 안보인다. 자신만의 분신을 창조할 수 있고, 스토리 텔링 기반의 미션이 있고, PVP도 즐길 수 있고,다양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고 등등….

그런 그가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COH’는 다른 온라인게임들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점. 이에 대해 그는 “아이템이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유저들 간에도 필요한 것이 있으면 서로 나눠요.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과 같은 단순히 사냥을 반복하는 플레이는 필요 없어요. 미션을 함께 수행하며 기쁨을 나누는 거죠”라며 정말 색다른 게임이라고 소개한다.

이런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가 왜 이제 막 클베를 시작한 게임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개인적으로 운영하기에 이르렀는지 절로 고개가 끄떡여진다. “북미 서버에서 ‘COH’를 플레이할 때는 국내 어디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없었어요. 짧은 영어로 어렵게 해외 사이트에서 정보를 구해야 했죠. 그렇게 어렵게 얻은 정보를 저혼자만 알기보다는 다른 유저들과 공유하면 더욱 즐겁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가 운영하는 ‘COH’ 커뮤니티 사이트인 ‘롤알피지’는 그렇게 탄생했다.

# 컨트롤러 특성 완정정복이 목표

그가 만든 커뮤니티 사이트인 ‘롤알피지’는 기존의 유명 온라인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와도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꾸며져 있다. 물론 아직 콘텐츠면에서는 다소 빈약하지만 ‘COH’가 이제 막 2차 클베를 마친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최고의 사이트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그에게 작은 소망이 있다면 자신이 만든 커뮤니티 사이트를 유저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팬사이트로 키우고 싶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유저들과 많은 정보를 나누고 게임내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하며 친분을 쌓아가는 것이 보람”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인 아레나 이벤트를 개최해 더욱 더 친밀한 팬사이트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그는 ‘시티오브히어로’에 이어 ‘시티오브빌론’이 정식 서비스 되면 무료게임이 아니더라도 지속할 생각이다. “그동안 전투타입의 컨트롤러인 FM을 키워본 경험을 살려 컨트롤러의 모든 특성 파악에 도전해볼거예요. 그런 연후에는 배지 수집이나 스토리의 세계에 빠져봐야죠.” 20년 경력의 게임마니아인 그의 뇌리엔 어느새 그동안의 메뚜기 생활(?)을 정리하고 정착할 수 있는 게임을 찾은 것 같다는 생각이 밀려들고 있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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