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바로 ‘환경’이다. 삶의 질에 대한 개개인의 관심이 높아진 탓일 게다. 실제로 지구보호와 환경파괴 방지, 즉 환경보존 문제는 더 나은 인류의 삶을 위한 기본 요소로, 기업에도 도덕적 당위를 뛰어넘어 경영의 본질적 요소 가운데 하나로 인식될 정도로 중요해졌다. 소비자는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기업과 제품의 친환경 이미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反)환경기업에 대해서는 제품 불매운동 등을 통해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기도 한다.
소비자의 ‘응징’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법률적으로도 적지 않은 규제를 받고 있다. 1990년 이전까지만 해도 법률적인 구속력을 갖는 환경규제는 사후관리활동, 즉 제조현장에서 환경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수동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UN환경개발회의가 ‘지속 가능한 개발’을 표명한 이후 예방이라는 적극적인 개념으로 전환됐다. 제품 생산·운송·사용·폐기 등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인 영향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현재 전기전자 제품과 관계된 대표적인 환경규제로는 제품 내 유해물질 사용 금지, 폐전기전자 제품 회수 및 처리 등을 의무화한 EU의 RoHS(Restriction of Hazardous Substances) 지침이 있다. 또 제품의 에너지 소비를 중심으로 한 EuP(Energy using Products) 지침과 교토의정서의 온실가스 의무감축 규정 등이 전기전자 제품의 친환경성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규제들이다.
이러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환경경영’을 기치로 내세우고 친환경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테면 LG전자는 전 사업영역에 걸쳐 유해물질이 제거된 친환경부품만을 사용하는 노력이다. 그 결과 지난 7월부터는 친환경 제품만을 생산, 출시하고 있다. 원재료 및 부품의 확보 단계에서 유해물질의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협력사 친환경 품질보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폐 전기전자 제품의 원재료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 설계 단계에서 재활용률 평가 및 친환경설계(Eco design) 기법을 확보해 적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고효율 에너지 제품의 개발은 물론이고 전 제품에 걸쳐 대기전력을 1W 이하로 줄이기 위한 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LG전자만이 아니라 대다수 기업이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환경경영을 실현하는 데 많은 자원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환경경영은 ‘환경규제’에 대응하여 단순히 무역장벽이나 기술규제를 만족시키는 정도의 수동적인 차원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요소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경영은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고 우리 후손들에게 인간다운 삶의 터전을 물려준다는 점에서 고객과 교감할 수 있는 일이다. 이는 곧 고객과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는 기초가 되고 나아가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보면 친환경 경영이야말로 첨예한 글로벌 경쟁구도 속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대단히 유익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길이 될 것이다. 친환경경영은 이제 더는 수동적으로 대응할 ‘규제’가 아니라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선도해야 할 ‘기회’의 장이라는 이야기다.
◆ 이희국 LG전자 사장ㆍCTO heegooklee@l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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