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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를 방문한 김영식 교육부 차관(오른쪽)이 제리 엘리엇 MS 글로벌 공공사업부문 총괄 부사장과 e러닝 분야 협력을 약속하며 웃고 있다.

주최: 교육인적자원부·전자신문사

후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한국사이버교육학회

협찬: 크레듀·중앙정보처리학원

지난 8월 몽골 울란바토르 시내에 위치한 몽골 교육문화과학부에서는 부처가 생긴 이래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 교육부가 몽골 정부와 교육 정보화 협력을 체결하면서 중고PC를 무려 2000대나 기증한 것. 몽골 국민의 0.1%에게 PC를 한 대씩 나눠준 셈이다.

 몽골과의 협력은 단순히 대규모 PC 지원이라는 의미를 넘어 우리나라가 전세계 e러닝 허브로 도약하고 개도국 등을 대상으로 더 적극적인 선진 e러닝 노하우를 전파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교육부, e러닝 세계화 원년 선포=올해 교육부의 e러닝 세계화 정책을 돌아보면 몽골 방문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이미 교육부는 올 초 2005년을 ‘e러닝 세계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우리 나라가 IT 부문에서 세계 시장을 선점할 주요 성장 동력으로 e러닝을 주목했다.

 특히 내달 12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의 한국 개최를 전환점으로 삼아 2010년까지 총 450억원을 세계화 부문에 투입해 IT강국으로서의 국가 이미지 제고 및 e러닝 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난 5월에는 김영식 교육부 차관이 교육부 차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실리콘밸리를 공식 방문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인텔·애플 등 유수 IT기업을 직접 방문하고 돌와왔다. 무엇보다 이 실리콘밸리 외교가 단순히 형식적인 양해각서(MOU) 교환에 그치지 않고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글로벌교육·학술커뮤니티 프로젝트 참여 △인텔과의 교사 정보화 공동 연수 △애플의 한국 유비쿼터스(u)러닝 사업 지원 등으로 이어진 것이 눈에 띄는 성과다.

 김 차관은 실리콘밸리와 몽골 방문에 이어 지난 25일부터 나흘간 미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와 도미니카공화국 교육부 등을 차례로 방문, e러닝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IT기업 e러닝 참여 촉진제=정부가 적극적으로 e러닝 세계화 전략을 펼치는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IT기업들이 e러닝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이게 됐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선 등 다국적 IT기업은 물론이고 그동안 e러닝을 매개로 한 해외 시장 진출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국내 IT기업과 e러닝 전문기업들이 하나 둘씩 정부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KT·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은 교육부의 u러닝 중장기 로드맵 수립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교육부가 올해 저개발국 교육정보화 지원 사업을 대폭 강화, 지난해 6개국에 510대 PC 공급에 그친 것을 올해 14개 개도국을 대상으로 총 3400대를 지원키로 한 것에 발맞춰 국산 솔루션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몽골에 공급된 중고 PC 2000대에는 한글과컴퓨터·인텔리코리아 등이 지원한 한글워드프로세서와 국산 캐드 등이 탑재됐다. 직접적인 해외 e러닝 프로젝트 수주 사례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과 예멘 교육부의 교육정보화 협정 체결로 시그마와이즈 등 한국알콥기업인연합회(회장 유명준) 소속 e러닝 기업들은 예멘의 ‘직업능력개발훈련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현지 타당성 조사 등을 진행중이다.

 ◇체계적인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 관건=정부와 기업들이 e러닝 세계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초 영국의 컨설팅 기관인 EIU(Economic Intelligence Unit)는 e러닝 국가 준비도 평가에서 한국이 전세계 60개국 중 세계 5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인프라와 강력한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e러닝이 국가적인 차원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만큼 이제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 나아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e러닝 세계화와 수출과 관련,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지난 5월 정통부 산하 단체로 공식 발족한 한국이러닝수출협회(회장 윤여덕)는 단일 e러닝 기업의 해외 진출이 만만치 않은 현실을 타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러닝 솔루션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e러닝 붐이 조성되고 있지만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는 과정에서 표준 문제부터 각국 실정에 맞는 현지화된 콘텐츠 개발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부딪치고 있다”며 “다른 부문의 콘텐츠처럼 e러닝도 정부 차원에서 더욱 체계적인 기업 지원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개도국 PC 지원과 국제 협력 강화 등으로 말 그대로 e러닝 세계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올해 성과를 토대로 해외 시장을 더 정확히 파악하고 기업들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특별취재팀>

 팀장=김종윤기자@전자신문 jykim@, 김원배 기자@전자신문 adolfkim@, 이호준 기자@전자신문 newlevel@, 김유경 기자@전자신문 yukyung@,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etnews.co.kr

◆기고-e러닝 세계화의 과제 및 전망

-유명준 시그마와이즈 대표이사/ 알콥기업인연합회장 y002646@sigmawise.com

 최근 e러닝의 세계화를 위해 정부부처를 비롯해 협회와 학계, 기업들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 속에 알콥기업인연합회도 e러닝의 세계화를 목적으로 결성됐다. 국가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성장모델이 한계에 부딪힌 지금 우리 현실에서는 IT기반기술을 활용한 e러닝이야말로 새로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사는 일본과 중국으로의 콘텐츠 수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중동 국가와 e러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e러닝의 세계화를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

 첫째, 니즈의 창출이다. 자국에 좋은 것이 아니라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 국가에 필요한 것을 수출해야 한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이 e러닝의 세계화를 위해 전시회와 상담으로 발품을 팔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가 수고한 만큼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니즈가 다르기 때문이다. 자국에 좋은 것이 아니라 해당국가에 필요한 것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e러닝도 결국은 학습의 한 매체이자 방법이기 때문이다.

 둘째, 전략이다. e러닝이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e러닝 시스템이 어떠한 기술이나 문화에 종속된다면 그것은 결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기술이나 문화적인 부분이 아닌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의 관점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그 전략에 따라 e러닝이 설계되고, 구축돼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e러닝을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된다.

 전략 내에는 기술적인 부문에서의 방법론뿐만 아니라 학습을 위한 문화적인 요소까지 고려돼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협력이다. e러닝의 세계화를 위해 자사의 진출 분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또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기도 어렵다. 각자가 집중하고,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 타사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업끼리의 협력뿐만 아니라, 정부와 기업의 협력도 필요하다. 정부간 협력은 기회를 더 많이 만들고, 세계화의 가장 어려운 과제인 신뢰 구축과 협상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우리나라의 e러닝은 전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시행착오로부터 얻은 기술력과 축적된 경제성장의 경험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개도국으로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우리 경제성장의 경험을 e러닝으로 담아내는 밑그림이 유효할 수 있다. 높은 기술력과 축적된 경제성장의 경험을 가진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e러닝의 세계화, 두려워하지 말고 열정을 가지고 덤벼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