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IT의 발달은 세계정치 권력과 메커니즘을 변형, 세계정치를 변화시키고 있다. 세계 정치의 첫 번째 메가트렌드는 미국 제국의 부활이다. 미국은 IT와 지식, 소프트 파워와 하드파워를 기반으로 민족국가를 넘어서는 전 지구적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두 번째는 현대 세계정치에 있어서 기술·정보·지식이 가장 중요한 물질적 권력자원이 되는 ‘권력이동’ 현상이다. 권력의 중심이 군사와 경제에서 지식으로 옮겨가면서, 토지·노동·자본 등 전통적인 생산요소에 비견되는 새로운 제4의 생산요소가 등장한 것이다.
미국중심의 단일 허브체제에서 미국, 한국, 중국, 일본의 다핵허브체제로의 전환과 새로운 지역공동체의 출현이 전망되고, 북한의 핵 포기 등에 따른 동북아 평화공동체의 가능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빠르게 응답하고 요구하는 정치체제와 탈권위화 및 탈조직화 등의 경량화된 정치로의 변화는 ‘신 유목적 민주주의’로 상징된다. 국가-시장-시민사회의 네트워크 정치체제와 권력이 분산되어있는 포용적 민주주의가 확산 될 전망이다.
21세기 한국의 생존과 번영은 IT혁명으로 등장한 새로운 문명표준(Standards of Civilization)을 지식과 네트워크의 세계정치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적응하느냐의 여부에 달렸다. 21세기 한국은 지난 세기 세계 문명표준을 따라잡지 못해 식민지가 됐던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문명표준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
향후 20년에 걸쳐 자유화와 세계화가 완결됨으로써 우리 경제는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과학기술의 혁명적인 발전이 기술 측면에서 인간해방을 가져오고, 출산율의 저하와 수명의 연장이 인구증가의 정체와 인구의 노령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IT혁명이 진전됨에 따라 경제의 체질이 아날로그 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 근본적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 경제는 자유와 자율성, 다양성과 창의성, 신축성과 적응성, 다중성과 융합성, 개방성과 전재성(全在性)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는 아날로그 경제가 명령과 통제, 획일성과 모방성, 경직성과 폐쇄성이라는 특징을 지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또 경제의 힘이 정보나 유·무형물을 가진 자에서 정보나 유·무형물을 활용할 줄 아는 자에게로 옮겨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의 IT화가 진전됨에 따라 생산자 서비스업의 중요성의 증대될 것이다. 또 e비스니스를 일반화시키게 될 것이며 그 결과 관련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이 단순한 소득수준의 향상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크고 힘센 것에서 작고 똑똑한 것으로 힘이 재배치되는 메가트렌드에서 보듯, 경제성장이 각 경제주체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공헌함으로써 진정한 선진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미래상을 조망함에 있어서 견지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한국경제 그 중에서도 한국인의 잠재력에 관한 긍정적이며 낙관적인 시각이다.
◆사회
인터넷 등 새로운 미디어 기술의 발전으로 사회 영역은 실재적 현실에서 무실재적 현실로 변할 것이다. 이는 소유중심의 고착적 연고주의가 연결중심의 선택적 접속주의로 변화됨을 의미한다. 약한 관계와 접속적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한 네트워크 공동체의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 시대에 부합한 새로운 이념적 대안으로 신관계주의(Relationism) 이념이 부각될 전망이다.
미래 사회 계층적 질서는 중산층 축소 현상이 심화 됨에 따라 계층구조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다. 거주공간의 차등화 돼 생활격차를 야기함으로써 계급질서를 공고화하고 계급의식의 기반약화와 계층구조의 탈구조화를 예측할 수 있다.
오프라인의 조직 없는 순수 인터넷 기반 사회운동이 활성화됨에 따라 운동대상은 거시권력에서 미시권력으로 변화할 것이다. 즉, 운동 목표는 정치경제적 관심에서 사회문화적 관심으로 이동한다는 것. 이에 따라 연대방식도 조직중심적 연대에서 개인중심 연대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동기반도 단일 정체성에서 복합 정체성으로 변화할 것이다.
정보통신의 발달은 노동중심 사회에서 지식이 생산수단이 되는 지식중심 사회로 변화를 이끈다. 가족제도는 가족의 이산과 가정기능의 확대를 예측할 수 있다. 사회활동에 있어서 노동과 여가는 통합되며 노동세계는 단일경력에서 다중경력으로 변화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식기반 시대 사회적 불평등 완화책이 강구돼야 한다. 소수 엘리트에 독점되지 않기 위해 복합적 교육체제의 민주화가 필요하다.
◆문화
IT의 발달은 커뮤니케이션 양식과 문화 양상을 변화시키며, 개인성과 창의성이 강화되는 사회, 아이코닉(Iconic)한 사회로 변하고 있다. 20세기 문자가 행사하던 사회적 영향력은 시각적 청각적 기호가 대체할 것이다. 아이코닉한 사회는 이미지가 지배하는 사회다. 디지털 미디어를 통하여 ‘소리’와 ‘제스처’를 조작한다. 문자메신저에서 플래시콘의 사용과 동영상메일 등을 포함하는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 시장의 확대는 이를 증명한다.
아이코닉 사회에서는 자신을 표현하는 양식으로서 비언어적(non-Verbal) 표현 능력이 중요해 질 것이다. 이미지가 지배하는 아이코닉 사회의 도래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문화 변화의 방향이므로 가상현실과 실재현실이 그 중요도나 영향력에 있어서 균형을 이루고 상보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디어 산업과 콘텐츠는 집중과 분산 그리고 융합과 편재의 양상을 동시에 보일 것이다. 개인 또는 집단이 갖는 문화권력 또한 집중과 분산의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IT서비스의 확산에 따르는 반사회적인 현상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T강국은 IT로 인해 국가가 강성해지고 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의 복지가 증진되는 방향으로 IT를 이용할 때 완성된다. 특히 IT와 인간이 결합함으로써 파생할 수 있는 사생활 침해나 탈인간화(Depersonalization)와 같은 반사회적인 현상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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