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콘텐츠와 인터넷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기업간 인수·합병(M&A)이 주가상승과 피 인수기업들의 몸값이 급등하면서 큰 이슈없이 또 다시 한 해를 넘길 전망이다.
◇ M&A시장 급속 냉각=연초 SK텔레콤의 영상콘텐츠업체 ‘IHQ’ 지분 투자로 불이 붙은 M&A테마는 이후 SK텔레콤과 KT가 ‘YBM서울음반’과 ‘싸이더스FNH’를 각각 인수하면서 인터넷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SK텔레콤과 KT 등 통신대기업과 야후 등 글로벌닷컴기업들이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국내 인터넷 포털과 온라인게임 업체를 대상으로 한 공격적인 M&A를 시도할 계획임을 공식·비공식 통로를 통해 밝혔던 터라 이같은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SK텔레콤이 웹젠·네오위즈·한빛소프트·넥슨 등 메이저 온라인 게임업체 중 하나를, KT 가 다음커뮤니케이션·엠파스 등 인터넷 포털업체 중 하나를 각각 인수할 것이라 소문이 업계 및 증권가에 퍼졌다. 여기에다 글로벌닷컴기업인 야후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커뮤니티와 게임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과감한 M&A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인터넷업계에서도 초대형 M&A가 연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하반기들어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진입한 가운데 게임업체 그라비티가 천문학적인 액수에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사에 매각되면서 매물로 거론됐던 피 인수기업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를 치솟으면서 오히려 M&A 시장 전체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 몸값 상승이 가장 큰 걸림돌=연초부터 M&A를 시도했던 통신대기업의 한 고위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매번 M&A설이 퍼지면서 몸값이 계속 오르는 탓에 더 이상 협상을 진척시킬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그라비티가 천문학적인 액수로 일본에 매각됨으로써 M&A 시도는 사실상 막을 내린 셈”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얼마전 증시에서는 SK텔레콤이 네오위즈 인수를 추진하고 있고 조만간 발표를 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네오위즈의 주가가 급등했다. 이와 관련해서 침묵으로 일관해온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네오위즈의 시가총액이 수천억원인데 천문학적 금액을 들여 네오위즈를 인수할 이유가 있겠느냐”며 시장의 소문은 전혀 근거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네오위즈 측도 “SK텔레콤에 회사를 파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소문을 부인했다.
이 처럼 양측 모두 M&A 자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네오위즈 주가는 이 달들어 연일 급등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M&A를 성사시키고 싶어도 몸값이 너무 치솟아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네오위즈 외에도 올들어 M&A 시장에 매물로 거론된 인터넷포털과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몸값은 연초 대비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3·4배 올라있는 상태다.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타고 있는 것도 이유지만 가장 큰 이유는 M&A 기대감 때문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대성그룹이 이 달들어 콘텐츠사업 확대 차원에서 인터넷 포털업체인 코리아닷컴 인수를 선언한데 이어 국내 최대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미 몬스터월드와이드에 한화로 약 1000억 원에 피 인수되면서 게임 및 포탈 전문 업체들의 몸값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가능성은 남아=SK텔레콤과 KT 등 통신대기업들은 M&A(지분인수)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기본 전략이다. 영상 및 음반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한 M&A가 어느정도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는 인터넷포털과 온라인게임업체를 대상으로 끊임없이 M&A를 시도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닷컴기업이 야후도 최근 야후코리아의 명예회복을 주장해온 성낙양 대표를 대표이사로 승진 임명함으로써 내년에는 한국시장에서 M&A를 포함한 공격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따라서 연내 성사 가능성은 낮더라도 내년 상반기 중 인터넷업계에서 초대형 M&A가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종윤기자@전자신문, j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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