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유저라면 4대 4의 멀티 플레이 모드에서 갑자기 속도가 느려져 당황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경기가 중·후반전에 이르고 고급 유닛을 중심으로 인구수가 늘어나면 갑자기 게임 속도가 느려지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32비트 PC의 데이터 처리 용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 그러나, 최근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64비트 PC에선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AMD가 최근 열린 ‘WEG2005’ 시즌3에 사용될 PC에 자사의 64비트제품 ‘애슬론64’를 지원키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386에서 486을 거쳐 펜티엄 시리즈로 진화하기 까지 오랫동안 PC시장을 지배해왔던 32비트 시대가 저물고 64비트 시대가 활짝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초고속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커버하는 서버에서나 활용됐던 64비트 컴퓨터가 PC쪽으로 영토를 확장한 것.
AMD, 인텔 등 주요 칩셋 제조업체들이 데스크톱용 64비트 CPU를 잇따라 선보이고 MS가 64비트용 윈도XP를 발표하면서 PC업체들도 자연스럽게 동참하고 있다. 64비트 PC를 이용하면 연산처리 능력이 2의 64승으로 커져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이 무려 43억배로 늘어난다.
# 파워유저·얼리어댑터 선호
사실 현재의 32비트 컴퓨팅 환경에서 64비트는 사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표준 32비트 방식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최대 4GB 메모리 용량까지 제어할 수 있다. 현재 PC의 주력 메모리가 512MB. PC메이커들이 통상적으로 1년6개월마다 메모리 용량을 두배씩 늘려왔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4년이 지나야 4GB메모리가 주류를 이룬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64비트라는 것은 기존 32비트에 비해 동시에 훨씬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으며, 훨씬 생생한 그래픽, 더 좋은 비디오를 응용할 수 있다는 의미와 일맥 상통한다는 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특히 고퀄리티 MMORPG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나 ‘얼리 어댑터’들은 고성능 64비트 PC에 관심이 많다. 전문가들은 “운영체제와 게임이 64비트를 지원하는 순간 상당수 파워유저들이 4GB 이상의 메모리를 탑재한 컴퓨터를 구매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근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에 64비트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주목할만하다.
# 국내외産 20여종 출시
AMD와 인텔 등 CPU업체들이 64비트 프로세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MS가 64비트 지원용 XP를 내놓으면서 관련 PC가 봇물터지듯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미 삼성전자·LG전자·HP·델·후지쯔 등 국내외 대형 PC메이커는 물론 주연테크·삼보컴퓨터 등 전문업체에 이르기까지 64비트 제품군이 20여종을 웃돌고 있는 상황이며, 용산 상가를 중심으로한 조립PC 시장까지 64비트 바람이 불고 있다.
노트북용 주로 사용하는 유저들을 위한 제품을 이미 선을 보였다. 지난 6월 HP와 후지쯔가 64비트 AMD ‘튜리온64’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을 선보인 이후 PC업체들이 잇따라 64비트 제품을 출시 또는 개발중이다. 컴퓨팅 환경이 획기적인 개선을 예고하는 기술이지만, 64비트 제품은 가격적인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현재 64비트 PC 가격은 기존 32비트 제품에 비해 20∼30만원 정도 비싸게 팔리는 상황이다.
# 당장엔 효용 가치 작아
컴퓨터 업계에선 64비트 PC가 ‘20년 만의 진화’로 불리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64비트 PC의 효용가치는 아직 부족하다. 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CPU는 진화를 했지만, 운영시스템인 OS가 아직 완벽한 64비트 체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MS가 64비트용 XP를 판매하고 있지만, 이 제품은 과도기 제품이자 전문가용일뿐 일반 사용자용이 아니다. ‘XP’ 시대에 종말을 고할 본격적인 64비트 OS로 불리는 ‘비스타’는 내년 하반기에 나올 전망이다.
SW의 SW인 OS 사정이 이렇다보니, 당연히 64비트 시대의 진면목을 느낄 응용 SW가 거의 없다. 대표적인 온라인게임 ‘리니지2’에 처음 적용한다고 하나, 이 게임 하나보고 수십만원의 추가 부담을 감내하기엔 미진하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온라인게임은 물론 워드프로세서 등 다양한 지원 SW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PC 전문가는 “유저 입장에선 미래에 대한 투자이겠지만, 남보다 먼저 64비트 세계를 체험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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