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콘솔시장에 일대 파란이 일 전망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MS)가 빠르면 내년 1월에 차세대 콘솔게임기인 ‘X박스 360’을 국내에 선보인다는 목표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성하는 입장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연말까지 예년보다 많은 플레이스테이션2(PS2) 및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 타이틀을 대거 쏟아내 맞불을 놓을 전략이다.
X박스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렇다할 반응을 얻지 못했으나 한국MS측은 X박스360은 일본 유수의 업체들과 다수의 국내업체들이 지원의사를 밝히고 있는데다 실제 많은 게임이 쏟아져 나와 이번만큼은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SCEK측은 기존 고객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MS의 X박스 360 마케팅이 차세대 게임기 시장의 파이를 키워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며 애써 태연한 모습이다.
한국MS가 차세대 콘솔게임기인 ‘X박스 360’을 당초 알려진 3월보다 빠른 시점에 국내에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MS의 조혁 차장은 최근 “X박스 360이 내년 3월보다는 이른 시점에 나온다”며 “일본 출시 시점과 큰 시차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차장은 또 “빠르면 1월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현재 마케팅 등의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업계에서는 X박스 퍼블리셔 등을 통해 흘러나온 정보를 근거로 X박스 360의 국내 출시 시점이 내년 3월이라고 추정해왔다. X박스360이 를 1월에 출시되면 이는 미국(11월 22일), 유럽(12월 2일), 일본(12월 10일) 등 게임 주류 시장의 출시 시점과 큰 차이가 없어 사실상 동시 출시하는 셈이 된다.
# 한국MS, 로컬화로 승부
한국MS는 그동안의 X박스 사업 부진을 일거에 만회하기 위한 복안으로 X박스 360의 출시를 가급적 조기에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한국MS의 조차장은 “당초 연내에 X박스 360을 선보이려 했었으나 로컬화 등의 문제 때문에 불가능하게 됐다”며 “목표보다 늦었지만 그런만큼 일본에서보다 더 좋은 퀄리티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MS가 특히 이번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은 국내 정서에 맞는 X박스 360 타이틀이 대거 쏟아져 나온다는 점 때문이다.
MS는 현재 반다이, 캡콤, 코에이, 코나미, 남코, 세가, 스퀘어에닉스, 테크모 등 일본의 주요 퍼블리셔들이 속속 X박스 360을 지원키로 약속해 플레이스테이션3(PS3)와의 경쟁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황이다. 또 ‘데드오어얼라이브(DOA) 4’ ‘리지레이서 6’ ‘나인티 나인 나이츠’ ‘데드라이징’ ‘파이널판타지 XI’ 등의 유명 게임이 X박스 360용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조 차장은 “유명 프랜차이즈 게임인 ‘DOA’ 시리즈, 전형적인 RPG인 ‘N3’ 등 동양 취향의 타이틀이 많이 나온다”며 “한글화도 대폭 강화된다”고 말했다.
# X박스 라이브 무료화 기대
한국MS가 또 하나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은 X박스 라이브가 무료화된다는 점이다.
조 차장은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신용카드 결제를 꺼린다는 점은 X박스 라이브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었다”며 “X박스 360 출시 시점에 X박스 라이브가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고 무료로 제공돼 기대된다”고 말했다.
X박스 360의 국내 판매가격은 미국이나 일본보다 다소 저렴하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MS는 본사측에 국내 판매 희망 가격을 제안했는데 본사측에서 미국이나 일본내 판매 가격을 넘지는 않는 선에서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MS는 X박스 360의 론칭을 알리기 위해 조만간 기자간담회를 비롯해 대대적인 행사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국MS는 X박스 360 출시에 앞서 기존 X박스의 대대적인 판촉에 들어갈 계획이다. 크리스마스, 피파 출시 시점 등에 맞춰 다양한 패키지와 이벤트를 벌이기로 했다.
# 소니, 4분기 73게 게임 출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K)측은 아직 플레이스테이션3(PS3)의 국내 출시 일정이 잡혀있지 않은 상황임에도 한국MS의 X박스 360 조기 출시에 대해 겉으로는 태연한 모습이다.
이 회사의 강희원 과장은 “X박스 360의 조기 출시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안한다”며 “길어야 시차가 몇 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게임기라도 30만~40만원하는 제품은 심사숙고해 고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다수의 게이머들이 PS3 출시까지는 일단 기다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PSP가 유럽보다 국내에 먼저 출시됐었다”며 “마찬가지로 PS3가 국내에서 최대한 빨리 출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CEK의 X박스 360 대응 전략은 일단 물량 공세다.
이 회사는 올 4분기에 PS2 38개, PSP 35개 등 총 73개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대거 출시한다. 이는 전분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며 전년 동기보다도 소폭 늘어난 것이다.
SCEK는 특히 이번에 나오는 타이틀이 PSP용 ‘위닝 11’ 등의 유명 타이틀과 한영일중 통역기인 ‘토크맨’ 영어 토익, 전자사전 등의 교육용 타이틀, ‘불카누스’ ‘용쟁화투’ 등의 국산 타이틀 등 장르가 다양하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
소니가 무엇보다 든든한 원군으로 믿고 있는 것은 기존 고객들이다.
강 과장은 “PS3가 PSP와 연동되며 PS2 게임도 완벽하게 호환된다”며 “PS2와 PSP 판매가 게이머들의 차세대 게임기 선택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S와 소니의 차세대 콘솔 대전으로 게이머들은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지면서 모처럼 풍성한 게임잔치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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