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이너]문희준 "이름보다 음악을 기억해 주세요"

“제 이름 석자를 지웠습니다. 앨범 재킷에 이름이 거의 안 보일 정도로 작게 넣었어요. 그동안 저에게 주어진 아이돌 스타, 인기그룹 멤버, 댄스 음악 가수라는 꼬리표를 떼고 오직 음악만 들어달라는 겁니다.”

90년대 중반 혜성처럼 등장해 10대들의 우상으로 군림했던 ‘HOT’의 리더이자 2001년에 솔로로 데뷔해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가수 문희준(28)이 오는 12월 군 입대를 앞두고 새로운 앨범을 선보이며 남은 열정을 불태우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최근 그는 2년여 동안 두문불출하며 만든 4집 앨범 ‘Triple X’를 팬들에게 선보였다. 그가 입대하기 전 발표하는 마지막 앨범이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완성했다는 후문 때문에 더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제대 후에 팬들 앞에 다시 내놓아도 손색없을 만큼 신선한 음악을 완성하고자 신중한 자세로 곡 하나하나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앨범을 준비하고 내놓는 과정 내내 부담감이 컸고 힘든 시간 또한 많았다”고 말했다.

한곡당 3개월의 공을 들여 총 9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의 전체적인 특징은 그의 음악적 깊이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상업성 위주의 음악들이 대거 등장해 활개치는 요즈음 “시간이 지나도 계속 찾게 되는 그런 음악을 만들겠다”는 목표처럼 꿋꿋하게 최선을 다했고, 이로 인해 퀄리티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그는 “돈을 벌려고 했다면 록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밤을 새가며 열심히 만들었다. 한두 분씩 마음을 움직여 앞으로 힙합, R&B처럼 록의 대중화에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앨범에서 문희준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이전 앨범보다 더 세련되고 강렬해진 사운드는 듣는 이에게 그가 음악프로듀서로서 얼마만큼 성장했는지를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24인조 오케스트라의 참여로 음악은 더욱 웅장하고 화려해진 느낌이다.

타이틀곡은 편안한 가사와 슬픈 멜로디가 어우러진 포크 계열의 ‘기억이란 작은 마을’이다. 소중한 팬들 곁을 떠나 입대하는 자신의 마음을 담았다. 또 테크노가 가미된 크로스오버의 록넘버 ‘Happy Ending’도 눈길을 끈다. 이 곡을 통해 그는 ‘왜 록이란 장르에 도전했고 애정을 갖는지’에 대한 이유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문희준은 오는 11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서울 88체육관에서 군입대 전 팬들을 위한 마지막 콘서트를 연다. 그는 입대까지 남은 3개월 동안 보다 열심히 활발하게 활동해 팬들의 사랑에 끝까지 보답한다는 계획이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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