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은 요즘 정신이 없다. 차기작 ‘썬’이 드디어 첫번째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비행기가 이륙하기전 팽팽한 긴장감마저 감돈다.
홍요한(35) ‘썬’ 사업팀장은 그 중심에 서 있다. 하루 24시간 온 신경이 ‘썬’에 집중돼 있다.
한 때 게임업체를 경영하기도 했던 그는 ‘썬’ 프로젝트로 다시 CEO가 된 기분이다. 마케팅, 고객서비스, 사업제휴 등 개발을 제외한 모든 비즈니스 영역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만큼 책임감도 만만치 않다.
그는 ‘썬’을 통해 온라인게임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의 모범답안을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다. 올해부터 프로젝트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한 웹젠의 비전도 그의 도전 결과에 따라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홍팀장의 이력은 그리 길지 않지만 파란만장하다.
대학시절 노래패 기타리스트로 활약하다 내친김에 총학생회 문화부장까지 맡은 것은 서막에 불과하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광고회사(금강기획)에서 AE로 활약하며 톡톡튀는 끼를 발산했다.
하지만 잘 나가던 광고회사도 5년 만에 박차고 나왔다. 세상이 온통 디지털로 급변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 CEO에서 ‘백의종군’까지
“콘텐츠도 산업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가능성을 보니까 온몸이 근질근질하더라구요.”
결국 그는 온라인게임업체 레이넷 마케팅팀장으로 자리를 바꿨다. 평소 좋아하던 게임도 즐기고, 콘텐츠 비즈니스도 배운다는 심정이었다.
그리고 이듬해 그는 게임업체 알오지를 설립하고 게임 비즈니스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패키지게임 시리즈물을 온라인으로만 유통해 화제를 모았던 ‘에이션트 블루’도 이렇게 해서 탄생했다.
총 7편까지 나온 ‘에이션트 블루’는 2003년 국산 PC 패키지게임이 거의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도 1만명이나 다운로드 받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그는 이듬해 또 다른 결단을 내렸다. 웹젠과 M&A를 성사시키며 CEO에서 일반 사원으로 ‘백의종군’의 길을 선택했다.
“웹젠이 개발중인 ‘썬’과 우리가 개발중이던 ‘써클온라인’의 컨셉트가 너무 똑같았던 것이 계기가 됐어요. 메이저인 웹젠과 합치면 훨씬 완성도 높은 게임을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죠.”
# ‘썬’ PM으로 새로운 도전
웹젠에 합류한 뒤 콘텐츠 비즈니스팀을 이끌던 그는 최근 ‘썬’ 사업부 팀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게임 개발을 제외한 ‘썬’관련 모든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프로젝트 매니저(PM)가 된 것이다.
“원래 웹젠에는 ‘뮤’ 사업부가 있었지만 신규 사업부가 구성된 것은 ‘썬’이 처음이에요. 그 만큼 권한과 책임이 커지는 것이지요.”
실제 현재 25명으로 구성된 ‘썬’ 사업부는 게임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7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웹젠이 ‘뮤’ 이후 가장 공을 들여 개발중인 ‘썬’은 마케팅 예산만 100억원에 달한다. 말이 PM이지 웬만한 게임업체 CEO에 버금가는 권한이 그에게 주어진 셈이다.
그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썬’ 광고대행업체를 선정하면서 비즈니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 ‘프로 PM’ 전형 만들겠다
그는 올해 말까지 ‘썬’ 프로젝트 로드맵을 완성한 상태다.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원없는 마케팅을 펼쳐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가 준비중인 ‘썬’ 마케팅은 ‘파격’보다는 ‘기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동안 이색 마케팅이나 깜짝 툴은 게임업체들이 고육지책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자금이나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일단 눈길을 끌어보자고 무리수를 두는 것이죠. 기본에 충실한다는 것은 튀는 마케팅보다 고객 서비스를 극대화하면서 시기별로 필요한 마케팅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는 것이에요.”
그는 게이머들에 의해 판가름나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제품은 소비자들의 입소문으로 알려지기 마련이고, 이런 제품의 생명력은 훨씬 오래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고객관리시스템 ‘웁스’를 자체 개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원시적으로 관리되던 고객정보를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광고기획에서 게임업체 CEO까지 다양한 비즈니스 환경을 경험해본 그는 게임업체에도 선진 매니지먼트 기법이 개발되고 전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온라인게임업체의 마케팅이나 고객서비스는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된 측면이 강해요. 우리 게임업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개발뿐 아니라 비즈니스도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봐요. ‘썬’ 비즈니스는 하나의 모범답안을 만든다는 심정으로 임할 계획이에요.”
<장지영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많이 본 뉴스
-
1
'메이드 인 유럽' 우대…비상등 켜진 국산차
-
2
삼성전자, 1분기 D램 가격 인상률 '70→100%' 확정…한 달 만에 또 뛰어
-
3
삼성 갤럭시S26 사전판매 흥행…신기록 기대
-
4
단독SK-오픈AI 합작 데이터센터 부지 '광주 첨단지구' 유력
-
5
“메모리 가격 5배 급등”…HP “AI PC 확대” vs 델 “출고가 인상”
-
6
“용량 부족 때문에 스마트폰 사진 지울 필요 없다”...포스텍, 광 데이터 저장기술 개발
-
7
송언석 “휘발유값 급등 납득 어려워…정유사 부당이익 점검해야”
-
8
속보코스닥, 급등세에 매수 사이드카 발동
-
9
중동發 위기에 기름값 들썩…李대통령 “주유소 부당한 폭리 강력 단속”
-
10
[MWC26 바르셀로나 포럼]이세정 KT 상무 “AI, 데이터·거버넌스·평가 체계 마련해야”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