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통3사의 ‘성역’으로 간주됐던 무선 인터넷망(무선망) 개방 이후 첫 개방형 무선포털을 선언하며 등장했던 온세통신(대표 황규병)의 ‘쏘원(SO1)’이 이달말로 서비스 100일을 맞는다.
‘오픈 모바일’이란 슬러건을 내걸고 6월21일 출범한 쏘원은 이통3사 외에 독자 서버를 갖춘 사실상 1호 독자 무선포털이란 점에서 성공적인 시장 진입에 유·무선 인터넷업계의 관심이 집중돼왔다. 그러나, 마케팅의 실패일까, 아니면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일까? 쏘원은 이통사의 높은 장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출범 당시 ‘쏘원’에 대한 전망은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망 개방이 유·무선 인터넷업계의 오랜 숙원인 만큼 모바일 시장에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긍정론과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이통사들의 배타적 장벽에 막혀 결국 ‘무리수’에 그칠 것이란 회의론이 엇갈린 것.
이런 가운데 온세가 선택한 것은 공격적 마케팅이었다. 비록 법정관리 상태지만, 모든 리소스를 쏘원에 집중했다.‘네이트’(SKT) ‘매직앤’(KTF) ‘이지아이’(LG텔레콤) 등 이통3사 포털이 강력한 독과점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기시장 진입을 위해선 이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만 놓고 이같은 전략은 ‘절반의 성공’에 지나지 않았다. 현재 온세통신이 쏘원을 통해 거둬들이는 (정보이용료)수익은 월 1억원을 밑돈다. 서비스 중인 콘텐츠 수가 2000여개, 참여 콘텐츠 공급사(CP)가 60개에 육박하지만, 매출이 중견 CP 매출도 안되는 수준이다. 대략 손익분깃점(BEP)의 10%선에 불과하다는게 온세측의 설명이다.
온세 무선사업본부 김승만 신사업기획팀장은 “이통사의 장벽 등 현실적인 문제가 예상 외로 크다”면서 실질적인 망개방이 됐다고는 하나 시장 진입이 만만치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기대엔 못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주 낙제점은 아니라는게 내부 평가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 영원한 숙제‘핫 키’
온세측은 ‘쏘원’을 준비하면서 보다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는 URL 식별번호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통사들은 단말기 중앙에 배치된 자체 무선인터넷 단축키, 즉 ‘핫키’를 이용해 단 한번에 접속할 수 있지만, 외부 포털들은 별도 식별 키를 반드시 눌러야하기 때문.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501’번이다.
이는‘SO1’에서 쉽게 연상할 수 있는 ‘501’으로 변별력을 높임으로써 비(非) 이통사 무선포털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온게임넷 ‘스타크래프트’ 리그인 ‘SO1 스타리그’를 스폰한 것도 같은 맥락. ‘SO1’의 노출을 극대화함으로써 ‘SO1=501’이란 시각적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전략은 주효했다. 더욱이 스타리그 주 시청자층과 모바일 콘텐츠 유저층이 비슷하다.
그러나, 아무리 식별번호를 프로모션한다 해도 이통사들의 고유 핫키의 파워를 극복하기는 어려운것 또한 사실이다. 일종의 ‘태생적 한계’다. 온세측의 관계자는 “아무리 마케팅을 열심히해도 잘 안풀리는게 핫키 문제다. 늘 한번에 무선인터넷에 접속했던 유저들의 습관이 무섭다.”고 토로했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은 휴대폰 사용자들이 원하는 무선포털을 자유로히 지정할 수 있도록 핫키를 개방하거나, 기존 이통사 인터넷 접속키와 별도로 추가 키를 두는 방안이 있지만 이통사들이 이것마저 양보하기는 힘들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모바일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애니콜랜드’ 처럼 단말기단에서 해결하지 않고는 핫키는 이통사들의 최후의 보루”라며 “앞으로 이 문제가 망개방 이후 독자적인 무선 포털을 준비하는 모든 업체의 최대 아킬레스 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세통신의 관계자도 “아마도 MVDO형태의 음성과 데이터를 겸비하는 자체폰이 나올때까지 요원한 길”이라고 말했다.
# 이통사 눈치보는 메이저 CP
인터넷 서비스 성공의 핵심은 차별화된 양질의 콘텐츠다. 시장이 안정된 상황에서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후발 사업자 입장에선 더욱 키포인트다.그러나, 현재 쏘원에는 기술력과 지명도를 겸비한 메이저급 CP들의 참여가 극히 미미하다. 전체 참여 CP중 메이저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얼핏보면 CP입장에선 서비스 채널이 하나 더 늘어나 그만큼 매출에 유리할 것 같지만, 쏘원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져 별로 매릿이 없다고 보는 것. 그러나, 이는 망사용료 등 온세측이 기본적으로 이통사에 지불하는 부대 비용으로 인해 CP들과의 수익배분 구조가 이통사들에 비해 불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통상적으로 모바일 CP들은 전체 매출중 이통사 서비스 수수료(10%)와 다운로드 솔루션 비용(5%) 등을 제외하고 약 85%를 가져간다.
하지만, 정작 더 큰 원인은 이통사에 대한 맹목적 눈치보기 탓이다.특정 이통사에 수익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CP 입장에선 쏘원을 통해 매출을 좀 더 늘린다는 이유로 이통사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모바일 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무선망 개방이 됐다고 자유로히 외부 서비스사와 접촉했다가 만일 ‘괴씸죄’에 걸리면 낭패보기 쉽상”이라며 “쏘원의 시장 파이가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지 않는한 이 문제는 쉽게 풀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CP들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함으로써 콘텐츠 퀄리티 저하-유저 외면-투자 위축 등 빈곤의 악순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무선망 개방이 이루어졌다고 하나, 정작 CP들은 이통사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면서 이러다간 비 이통사 포털들은 자칫 이통3사에 서비스하지 못하는 마이너 CP들의 주 활동무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 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잔존
현재 온세측의 ‘쏘원’ 서비스 100일에 대한 자체 학점(성적표)은 ‘C마이너스’다. 낙제점은 면했다는 것이다. 사실 온세가 쏘원을 추진하자 관련 업계에선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구조적인 난제로 인해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실질적인 망개방도 계속 지연됐다. 망개방을 둘러싼 이통3사와 인터넷업계의 핵심 쟁점이었던 SKT의 ‘SMS URL콜백시스템’과 이를 위한 사용자 인증, 즉 e스테이션의 철폐도 최근에야 이루어진 것이 이를 방증한다.
KTF의 주 플랫폼인 ‘브루’가 기술 공개를 하지않아 브루 기반의 KTF게임의 다운로드 서비스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쏘원의 아킬레스건이다. 온세측은 다운로드서버임대방식(mASP)으로라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KTF측은 “mASP는 정책에 없다”며 난색을 표명, 이 문제가 앞으로 무선망 개방의 쟁점 사항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마케팅의 필수 요소인 사용자 DB문제도 DB업체에 대한 이통사의 영향력으로 골칫거리로 남아있다고 한다. 마치 대문은 활짝 열렸으나, 쪽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쏘원’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게 사실이다. 가입 이통사에 상관 없이 모든 유저들이 자유로히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잇점이 커보인다.
시장 파이만 계속 커진다면, CP들의 이통사 눈치보기도 사그러들을 수 있다. 이통사 전략적 CP가 아니면, 롱런하기 어려운 현실적 문제로 CP들이 개방형 포털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온세통신 김승만 팀장은 “앞으로도 공격적 투자를 계속해 명실공히 제 4의 무선통신 캐리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무선망은 완전 개방됐다. 남은 것은 시장에 공정한 ‘페어 플레이 룰’을 만드는 일이다. 이것만 해결된다면, 제2, 제3의 쏘원이 등장해 무선인터넷 시장이 재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통사와의 무선망 개방 협상을 주도했던 인터넷기업협회의 한 실무 관계자도 “이제 망개방과 관련한 남은 이슈가 별로 없다. 하지만, ‘쏘원’처럼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은 만큼 망개방이 보다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협회 차원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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