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체의 무리한 가격할인 요구 부작용
최근 공공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주요 SI업체들이 스토리지업체들에 무리한 가격 할인을 요구하고 심지어 테라바이트당 500만원의 납품요구까지 하는 등 스토리지 시장 및 가격질서가 문란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스토리지 공급가격이 턱없이 낮아지면 품질이 떨어지고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간다는 비난도 거세다.
◇SI업체 묻지마 저가수주=SI업체들이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스토리지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관행처럼 돼 있다. 특히 공공 프로젝트는 SI업체들의 입김이 워낙 세기 때문에 입찰시 가격 할인을 요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단 수주부터 해 놓고 무조건 가격을 맞추라는 식의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이뤄진 정부의 재해복구(DR) 시스템 구축 사업은 A 시스템통합(SI)업체가 당초 예정된 가격보다 수억원 저렴한 20여억원에 수주한 뒤, 스토리지업체에 무조건 수주 가격에 맞추라고 요구해 왔다. 스토리지업체는 SI업체와 수 차례 공방 끝에 납품일을 지키지 못했다.
스토리지업체 관계자는 “원래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전에 스토리지 공급업체들이 적정 가격을 내고 협상키로 돼 있는데 이 같은 상식조차 무너지고 있다”면서 “SI업체들은 일단 저가 수주를 해놓고 자신들이 산출한 가격에 무조건 맞추라고 요구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심지어 우리 회사 제품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한 후에 가격을 못 맞추면 다른 회사로 바꾼다고 협박하거나 실제로 바꾼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스토리지 가격 하락 비상=이 때문에 스토리지 가격은 비정상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중대형 이상은 기종과 소프트웨어 탑재 여부, 서비스 기간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테라바이트당 2000만∼3000만원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사이트에서는 테라바이트당 1000만원 이하에 거래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스토리지업체 사장은 “SI업체들이 일단 마진을 15∼20%로 정해 놓고 제품 공급을 받는다”면서 “심지어 테라바이트당 500만원에 공급하라는 통보도 있었다”고 밝혔다.
◇결국 고객들이 피해자=문제는 가격 할인이 고객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 공공 사이트는 최근 SI업체가 저가로 프로젝트를 수주했지만 스토리지업체들이 가격을 못 맞춰 제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바람에 전체 시스템 구축 자체가 늦어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생겼다.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와는 다른 제품을 공급하거나 추가물량의 가격을 올리는 사례도 다반사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스토리지업체들이 가격을 못 맞추다 보니, 실제 프로젝트를 수주했을 때와는 다른 저사양의 스토리지가 공급된 사례도 적지 않다”며 “고객도 울며 겨자먹기로 묵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