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목되는 KTF­도코모 제휴 움직임

 KTF와 일본 NTT도코모 간 협력이 가시화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시아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 로밍벨트 구축을 목적으로 시작된 양사 간 협력이 최근에는 중국 현지 합작법인 설립, 자본 제휴 등으로 확대돼 포괄적이면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기로 의견 접근을 했다는 것이다. 아직 세부 협상 조건 등 조율할 사안이 많지만 큰 골격은 합의한만큼 양사 간 전략적 제휴는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제휴 움직임에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한·일 양국 이동통신사업 분야 강자 간의 연합이라는 점에서 여러 모로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KTF와 NTT도코모가 양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감안할 때 지분 맞교환을 비롯한 자본 제휴를 통한 협력은 아시아 지역 이동통신서비스 시장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동통신서비스가 전세계적으로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가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사업자 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당사자들만 놓고 보면 이번 두 회사의 협력이 겉으로는 한·중·일 3세대 로밍벨트 구축을 통해 사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렇게 짝짓기해서라도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을 선도하지 못하면 생존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KTF는 한국의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대등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외 로밍 시장 개척, WCDMA(HSDPA) 시장 선점, 다양한 무선인터넷 상품 개발을 추진하면서 해외 사업자와 협력을 모색해 왔다. NTT도코모도 한국시장에의 안정적 진출과 동북아 지역 로밍 서비스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한때 SK텔레콤과 협상을 벌이는 등 그간 꾸준히 한국의 협력 파트너를 물색해 왔다.

 이런 점에서 이번 두 회사의 협력 움직임은 미래 전략사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KTF와 한국·아시아지역으로 영향력을 넓히려는 NTT도코모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의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3세대의 킬러서비스로 꼽히는 해외 로밍서비스 수요를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전략적 협력 관계를 추진하는 대표적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두 회사의 협력이 계획대로 이루어질 경우 우리나라 로밍 시장은 SK텔레콤-보다폰 대 KTF-NTT도코모의 경쟁구도를 보이게 된다. 또 우리 이동통신서비스사업자의 국제화가 가속화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KTF로서는 아시아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토대를 구축함으로써 한국 내 1위 사업자로 발돋움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고, NTT도코모로서는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 시장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이동통신서비스 확대를 발판으로 글로벌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은 셈이다.

 그러나 이런 이해관계보다도 이번 두 회사의 협력 움직임에서 간과해서 안될 부분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IT업체 간 짝짓기의 전형적인 모델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혼자서 안 되면 협력하고, 필요하다면 자본 제휴를 통해서라도 끈끈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어 시장을 선도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적과 아군의 개념은 이미 사라지고 필요하면 적과도 손을 잡아 핵심역량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동통신 서비스처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특히 이런 흐름이 뚜렷하고 강자 간 연합이 증가하는 것도 특징이다. IT 분야에서 표준과 시장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지금보다 더 큰 강자와 강자 간 연합 등 합종연횡이 벌어질 것이 틀림없다. 이번 KTF와 도코모의 협력 움직임은 바로 세계시장에 나설 만한 강한 기업이어야 제휴할 수 있고 그래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