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포럼]`인디`는 음악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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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계에 직간접적으로 몸담아온 지 어언 20년이다. 요즘 대중음악계는 “과연 이렇게 힘든 시기가 있었나” 할 정도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물론 최근 ‘한류’라는 새 트렌드가 우리 대중음악의 영역을 아시아권역으로 확장되고 있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IT 인프라에 힘입어 시장 성장여건도 좋아지긴 했다. 그러나 벌써 수년째 음악시장 규모는 축소되고 위축되면서 기업인들의 기력은 고갈되는 양상이다.

 환경은 좋아졌는데 상황은 부정적이라는 모순의 실체는 무엇일까.

 음악은 그 고유영역뿐 아니라 영화·드라마·연극·애니메이션·게임 등 여타 대중문화에 효능과 향기를 더해줌으로써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문화 기초영역이다. 따라서 음악시장은 타 문화산업에 비해 형편없이 작아졌다고 하더라도 최우선으로 돌아봐야 할 핵심분야가 아닐 수 없다.

 음악산업 위축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보통 온라인 환경에 의한 오프라인 시장의 붕괴를 그 원인으로 지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다양한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무작위로 공급되는 무료 음악콘텐츠는 기존의 음반 오프라인 유통체계를 와해시키고 음악의 저작권에 대한 일반의 인식마저 마비시켰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음악을 무료로 향유될 수 있는 공익적 서비스물로 착각하게 되고 문화시장에서 음악은 구색을 맞추기 위해 일종의 무료 시식코너로 한구석에 자리잡은 형국이다.

 정도의 차이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인터넷과 무선통신 인프라가 발달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그 유례를 찾기 힘든 이러한 현상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음악산업의 본질을 외면한 음악계 내부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대중음악이 ‘산업’이라는 확장된 스케일로 도약하려 할 즈음 불행하게도 우리의 음악산업 시스템은 규격제품을 독점적으로 대량 공급할 수 있는 구조로 출발했고 그 황홀한 환경에 업계의 기득권자들이 안주했다.

 전통적인 레코드 회사들은 신흥 기획사들이 미디어와의 밀회를 통해 연예사업에서 우월적 지위를 누리는 동안, 변화하는 환경에 조직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사라져 갔다. 뿐만 아니다. 성숙한 고객들의 시장이탈을 방조함으로써 온라인 시장의 무원칙한 혼선을 불렀고 오프라인 시장의 붕괴를 가져왔다.

 속칭 ‘길보드 차트’라고 해서 불법 복제음반을 취급하는 노점상마저 홍보매체로 활용함으로써 저작권 개념을 희석시키기도 했다. 시장의 불황은 창작과 뮤지션은 없고 모방과 복제만으로 일관해온 결과다.

 온라인을 통한 디지털 음원 시장은 이해당사자 간의 협의와 법률적·상업적 원칙에 따라 점차 조정돼 음악산업에 활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지만 ‘한류’는 이 대목에서 한번 냉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제한적 소재와 도구를 고집하다 쇠잔해진 홍콩영화를 생각하면 ‘한류’의 거품을 충분히 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연주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콘서트도 위태로워 보인다. 결국 콘텐츠의 문제다. 다양성·창작성·실험성·실연성의 확보가 관건이며 그래서 ‘인디’를 주목하게 된다.

 산울림·조용필·서태지 등은 인디 뮤지션이 미디어의 조명을 받아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대중문화의 트렌드를 제시하는 ‘천재’들은 제도권 속에서보다는 자유로운 개인으로, 소규모 집단으로 존재하게 마련이다. 몇몇 기획자에 의존한 현행 음악제작 시스템은 ‘인디’ 집단들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이 드러날 수 있도록 미디어 창구를 개방해야 한다.

 지금 국내 음악시장은 팝의 우세를 깨고 가요가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이는 결코 자축할 만한 일이 못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의 미디어가 애써 다양한 음악정보를 외면한 탓이지 가요의 질적 승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영복 대한민국락발전협의회 사무총장 lyb21@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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