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CEO 설문조사]중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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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중국 전자산업 총 매출액은 2960억달러,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거대한 시장 규모다. 거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전자기업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에서의 성공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의미할 정도로 전략 기지로서 위치를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IT업계 CEO들은 중국을 막대한 소비 시장으로 보고 이 시장 진출을 계획 또는 실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이 위협적인 이유는 현재까지는 막강한 가격경쟁력 때문이지만 빠르게 향상되는 기술력을 앞으로의 경쟁요소로 인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시장 진출 계획=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2%가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있거나(41%)’ ‘이미 진출(41%)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진출계획이 아예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17%였다. 이들은 내수 시장을 위주로 하는 유통업체나 케이블TV 사업자 등이 대부분이어서 사업적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자제품이나 부품업체들은 중국 시장 및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사업군별로 중국을 보는 시각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중국시장 진출 이유=응답자들은 ‘중국 내수시장 공략(69%)’을 중국 시장 진출 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생산기지로만 여겼던 과거와 달리 13억 인구를 겨냥한 거대한 시장으로 중국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 대비한 사전포석(23%)’ ‘제 3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8%)’ 등이라는 답도 뒤를 이었다.

 ◇공장이전 계획=73%의 응답자가 ‘옮길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검토하고 있다(11%)’ ‘이미 이전했다(7%)’ ‘신설계획이 있다(6%)’ ‘옮길 계획이 있다(3%)’ 등의 답변은 소수였다.

 ◇중국기업의 위협=응답자들은 중국 시장에 대한 가능성에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중국을 막강한 경쟁상대로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0%가 IT 업계 최대의 위협으로 ‘중국의 도전’을 꼽은 데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무려 82%가 해외 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을 현재(20%) 또는 잠재적인(62%) 위협요소로 지적했다. 막대한 인력자원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선진 기업들과의 합작 및 협력으로 무섭게 성장가도를 달리는 중국을 보는 CEO들의 시각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현재 중국이 위협적이라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10%는 현재 심각한 위협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답해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중국의 세력이 크게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중국 업체 국내 시장 진출 영향=중국 업체의 국내 시장 진출 후 영향에 대해서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47%)’는 대답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40%)’는 답은 두번째로 높게 나타나 현재보다는 앞으로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업체가 국내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중국 업체가 국내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해서는(복수응답) ‘가격경쟁력(54%)’을 가장 많이 꼽았고, ‘시장질서 교란(25%)’ ‘핵심인력 빼가기(10%)’ 등이 뒤를 이었다. ‘대등한 기술력(6%)’과 ‘공격적인 마케팅력(5%)’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상대적으로 적어 중국 업체들을 아직까지 기술력보다는 가격경쟁력 면에서 더욱 위협적인 것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업체 기술력=우리나라 기업과 비교할 때 중국 제품의 가격대비 품질에 대한 질문에서는 ‘우리에 비해 여전히 뒤처져 있다(45%)’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우리보다 나은 제품도 적지 않다(27%)’ ‘우리와 대등한 수준이다(27%)’ 등의 답이 차지했다.

 이와 관련,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에 대해서는 ‘조만간 위협요소로 작용할 만한 수준(70%)’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국내 동종업체에 영향을 줄 만큼 성장해 있다(20%)’는 답변이 두번째로 많았다.

 ◇3년 후 중국업체 입지=그러나 IT 업계 CEO들은 중국의 기술력이 언제까지 뒤처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3년 후 국내에서 중국업체의 입지를 묻는 질문에는 ‘국내 업체와 대등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51%)’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다. 중국을 무시만 할 수는 없다는 의식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국내 업체에 심각한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는 응답도 35%나 돼 앞으로 ‘중국경계령’의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우리 기업들은 현재보다는 앞으로 3년 후 중국기업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경쟁상대가 못 된다’는 답도 14%에 이르는 등 우리 기술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가지는 CEO도 있었다.

 ◇중국 기업 급성장 이유=또 중국 기업 및 제품이 급성장하는 이유로는(복수 응답) ‘신속한 기술력 향상(70%)’이 단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앞으로 중국 기업의 기술력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가격경쟁력 확보를 통한 저가공세(48%)’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24%)’ 등의 의견도 나왔다.

 ◇중국의 공세에 대한 대응방안=이처럼 중국 업체들의 급속한 약진이 예상됨에 따라 중국 업체의 공세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기업 자체적인 기술력 향상(72%)’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중국의 도전이 거세더라도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라면 크게 염려할 것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뒤이어 ‘특허공유 및 공동 마케팅 등 국내 업체 간 연대 강화(20%)’ 등도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됐다.

 이 밖에 ‘수요자(정부 및 대기업)의 국산제품 우선채택 노력(7%)’ ‘생산비 절감을 위한 공장해외 이전(1%)’ 등의 소수 의견도 있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