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케익프로덕션 이주열 기획개발실 팀장

모바일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시도된 본격 도시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서울타이쿤’이 화제다. 이 게임은 지난 8월 초부터 SKT와 KTF에서 서비스가 시작됐는데 하루 다운로드 건수가 3000~4000건에 달해 지금까지 누적다운로드 건수가 6만 건을 돌파했다.

‘서울타이쿤’이 더욱 화제인 것은 이 게임을 여성이 기획했다는 점에서다. 치즈케익프로덕션의 이주열 팀장(28)이 화제의 주인공. 남성 개발자들이 판치는(?) 게임 업계에서 남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고 대박까지 터뜨린 것이다.

“이벤트, 대사가 많이 등장해 오래 즐길 수 있어 롱런할 것 같습니다.”

치즈케익프로덕션의 모회사인 엔텔리전트의 김용석 실장은 ‘서울타이쿤’이 사내 테스트에서도 반응이 좋아 기대가 크다고 했다.

# 친구 집서 게임기 보고 빠져

이주열 팀장이 게임과 인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 집에서 우연히 게임기를 접해본 이후. 그는 그날 이후 친구 집에서 죽치고 게임만 했고 결국에는 눈치가 보여 저금통을 뜯어 아예 자신의 게임기를 장만했다.

그때부터 부모님이 주무시는 것을 확인하고 게임을 시작해 부모님이 일어나기 직전에 잠자리에 빠져드는 올빼미 생활이 시작됐다. 부모님께 몇 번을 들켜 혼났지만 그의 게임 사랑은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게임을 좋아했지만 직접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은 미처 못 했어요.”

이 팀장은 사촌언니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 보라’고 조언하기 전까지는 그냥 단순한 게임광일 뿐이었다. 충북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하던 그는 언니의 조언을 계기로 자퇴하고 숭의여대 컴퓨터게임과에 99학번으로 입학했다. 부모님께는 멀쩡한 4년제 대학을 다니다 2년제 대학으로 옮기는 것을 반대할까봐 아예 입학 절차를 모두 마쳐 놓고 말씀을 드렸다고 한다.

“컴퓨터게임을 전공하기를 잘했어요.”

이 팀장은 자신이 사회에 발을 내딛기 전부터 게임을 만들기 위해 제대로 준비돼 있었다고 자부한다. 학교에 다니면서 처음부터 기획을 전공했고 기획, 개발의 유기적 진행의 중요성에 대해 미리 배웠기 때문에 개발팀과 커뮤니케이션도 수월하단다.

# 줄곧 모바일에만 매달려

이 팀장이 졸업 후 처음에 입사한 곳이 모바일 회사인 이지네고(현 레몬). 이후 그는 줄곧 모바일 게임에만 매달렸다.

그는 이지네고에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네트워크 게임인 ‘차트리스’를 기획했다. 이 게임은 흥행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당시 흑백 휴대폰에서 네트워크 게임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은 온라인 게임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개발 과정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짧은 기간에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죠.”

이 팀장은 모바일로도 만들고 싶은 게임은 모두 구현할 수 있다고 보고 앞으로도 모바일 게임으로만 승부를 걸 생각이다. 어려서부터 좋아하던 경영 시뮬, 전략 시뮬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서울타이쿤’으로 꿈을 이뤘기 때문에 어쩌다 게임을 접하는 이들도 함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단다.

# 밤샘도 어렵지 않아

“여자라는 점 때문에 팀원들과 서로 배려하다보니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 다는 점이 좋습니다.”

이 팀장은 여성 개발자이지만 야근이나 밤샘은 어렵지 않다고 한다. 여성으로서의 섬세함과 팀원들의 배려 때문에 오히려 좋은 점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한가지 그가 항상 조심하는 것은 여자이기 때문에 개발팀과 서로 할 얘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거나 게임에 너무 여성적인 성향이 묻어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 팀장은 대단한 욕심꾼이다. 이제 개발자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음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안고 지난해 사이버디지털대학교 언론영상학과에 3학년으로 편입해 졸업을 앞두고 있다. 또 몇 달 사이에 무려 18kg이나 감량하는 다이어트에 성공해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 팀장은 현재 마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횡스크롤 액션 RPG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가칭)’을 개발하고 있다. 욕심 많은 그가 내놓을 게임이 하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에 또 다른 바람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서울타이쿤은 게이머가 시장이 되서 서울을 경영하는 게임. 기존 모바일 타이쿤류 게임이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과는 달리 PC패키지 타이쿤류 게임 처럼 정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 팀장은 이 게임의 컨셉트를 정통 타이쿤이면서도 기존 모바일 타이쿤류의 게임을 알고 접한 유저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 이에 따라 이 게임은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비서가 등장해 여러가지 조언을 해줘 선행학습을 해야하는 정통 시뮬레이션 게임과 달리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어느새 게임을 배우게 된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깜짝 이벤트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황도연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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