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3주년 특집Ⅳ-콘텐츠]캐릭터&애니메이션-마스크맨·…뽀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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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및 애니메이션 산업은 각각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면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는 매력 있는 캐릭터가 등장한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고, 반대로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가 부가 상품으로 탄생하는 원소스멀티유스의 전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키마우스나 피카추의 예처럼 애니메이션이 캐릭터 산업을 이끌었던 해외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 시장의 미성숙으로 반대의 성과만이 미미하게 존재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처음부터 원소스멀티유스를 노린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도 등장하고 있다.

◇꾸준히 성장하는 캐릭터 시장=국내 캐릭터 라이선스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05 캐릭터산업백서’에 따르면 2004년 라이선스 시장 규모는 25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8% 성장했다. 오리지널 캐릭터뿐 아니라 만화·애니메이션·게임·테마파크 등 다양한 장르 캐릭터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캐릭터상품 보유율도 66%를 기록해 2002년 52.3%와 2003년 63.5%에 이어 꾸준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 선호도에서는 ‘아기공룡 둘리’가 2003년에 이어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001·2002년에 ‘마시마로’가 1위 였음을 감안할 때 4년 연속 국산 캐릭터가 선호도 1위를 차지한 셈이다. 반면 파생상품까지 추정한 전체 캐릭터 관련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5000억 원 줄어든 4조 2193억 원으로 집계돼 경기침체 분위기를 반영한 점은 아쉽다.

캐릭터 산업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역시 불법복제. 창조적인 캐릭터 하나를 탄생시키는 데는 수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를 베껴서 상품화하기가 너무 쉽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해외에서 특히 심해 중국의 경우에는 시장에서 팔리는 ‘마시마로’ 상품의 절반 이상이 이른바 ‘짝퉁’일 정도다. 하지만 좁은 국내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국내 캐릭터 업계에 해외시장은 ‘기회의 땅’임이 당연하므로 해외 불법복제 문제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애니메이션 하청국가에서 창작국가로=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의 자체 기획 및 창작력이 높아지면서 단순 하청 제작국에서 창작 파트너 국가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2005 애니메이션산업 백서’에 따르면 2003년 현재 한국 애니메이션산업 시장규모는 32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 성장했다. 특히 제작시장 규모가 23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나 급증했다.

이를 반영하듯 창작기획물을 판매한 라이선스 수출액은 1141만 달러로 전년도 실적인 817만 달러보다 45%나 증가했다. 2004년에 해외 시장에서 우리 창작 애니메이션이 거둔 계약 성과만 해도 1억 1491만 달러 규모다. 무엇보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해외 거래선이 디즈니와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바뀌고 공동제작도 늘면서 세계시장에서 창작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

독립애니메이션 또한 2004년 한 해 35개 해외 애니메이션 영화제에 70개 작품이 출품돼 27회의 수상실적을 올렸다. 애니메이션 업계의 고민은 역시 좁은 시장. 원더풀데이즈와 마리이야기 정도가 겨우 5만 관객을 넘었지만 이 역시 후속투자를 이끌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적이다. 정부가 해외시장 공략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펼쳐야한다는 지적이다.

◆마스크맨

 ‘마스크맨’은 KBS와 지앤지엔터테인먼트(대표 정극포)가 원작자 바른손과 협의를 거쳐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제작한 TV애니메이션이다.

마스크맨은 3D 배경의 시각효과와 이종격투기 특유의 다양한 격투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했다. 총 39편으로 제작된 마스크맨은 공중파와 케이블방송의 방영으로 이어져 캐릭터 라이센스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우주를 돌며 무규칙이종격투기 ‘MMF(MaskMan Fight)’ 이벤트를 벌여 먹고사는 마스크행성이 지구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구두쇠 체육관장 세리의 집에 추락한 개구쟁이 바이크맨이 최강의 파이터로 거듭 나는 과정과 악의 세력 다크맨의 음모, 줄줄이 세리네 집의 식객이 되는 바이크맨과 친구들의 이야기가 코믹하게 펼쳐진다.

지난 2002년 문화관광부와 문화콘텐츠진흥원이 유망 콘텐츠를 발굴, 지원하는 스타프로젝트 대상에 선정된 마스크맨은 발표 이전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무엇보다 탄탄한 캐릭터가 준비된 작품이기 때문. 스타프로젝트 선정 이후 2년 동안 해외시장에 맞게 캐릭터를 보완하는 작업을 거쳤고 국내외 캐릭터 시장에서 검증을 받는 등 캐릭터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또 애니메이션 컨셉트에 맞춰 기존 100여종의 캐릭터를 50여종으로 보완·압축해 경쟁력을 키웠다. 주인공인 바이크맨을 비롯, 아라차맨·비트맨·하트벨 등 악동들 뿐만 아니라 케찹맨·불맨·바람맨·성게맨·TV맨 등 생활 주변의 사물들을 의인화한 캐릭터들은 2등신의 귀엽고 친숙한 생김새로 어린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제작된 만큼 잔인하거나 격력한 내용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한 점도 돋보인다. 특히 화려하고 역동적인 연출을 위해 3D 배경을 합성해 다양하면서도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캐릭터와 소재 못지않게 신경쓴 부분은 바로 스토리. MMF라고 하는 대결구도를 한 축에 놓고 다른 한 축에는 세리와 바이크맨 친구들이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에피소드를 시트콤처럼 엮었다. 밥만 축내는 바이크맨과 아라차맨에게 주판 긁기로 맞서는 세리, 그에 아랑곳않고 빈대처럼 눌러앉는 핑크벨·비트맨·블루베베의 넉살에 웃음보를 터뜨릴 수밖에 없다.

마스크맨은 원소스멀티유스 사업의 전형적인 형태다. 캐릭터 개발과 검증을 먼저 거치면서 수익사업의 근간이 되는 머천다이징 사업의 기초를 확실하게 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니메이션 방영 이전부터 라이센싱 사업전개가 이뤄졌고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는 데서 기존의 애니메이션프로젝트와 차별화된다.

한류열풍을 타고 마스크맨은 국내 뿐 아니라 일본·대만 등 아시아 지역 파트너가 함께 투자, 사업에 대해 사전 논의하는 등 명실상부한 아시안프로젝트의 대명사가 됐다.

◆뽀롱뽀롱 뽀로로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대표 최종일 http://www.iconix.co.kr)·하나로텔레콤·오콘·EBS 등 국내 대표적인 콘텐츠 기업들과 북한의 삼천리총회사가 공동 제작한 남북 합작 풀 3D 애니메이션 ‘뽀롱뽀로 뽀로로’는 아동 교육용 TV 시리즈다. 호기심 많은 말썽꾸러기 꼬마 펭귄 뽀로로가 얼음숲 나라의 동물 친구들과 함께 탐험과 발견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를 둘러싼 사회와 자연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어느 이름모를 섬의 작은 숲속 마을에 살고 있는 호기심 많은 말썽꾸러기 펭귄 뽀로로와 백곰 포비, 참견하기 좋아하는 여우 에디, 마음이 여리고 소심한 비버 루피 등 다양한 개성의 동물 친구들이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 매일매일 크고 작은 소동들이 벌어지고 그때마다 동물 친구들이 티격태격하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뽀롱뽀롱 뽀로로는 사회성과 인성이 형성되고 가장 호기심이 왕성한 4세부터 7세까지의 미취학 아동을 겨냥해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성격을 각각의 캐릭터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에듀엔터테인먼트로서의 콘텐츠 상품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크게 △놀이학습 △과학학습 △생활도구를 활용한 기술학습 △창의력 학습 등 4개의 소주제로 나뉘어진다.

뽀롱뽀롱 뽀로로는 현재 총 5분짜리 52편의 2차 시리즈가 제작중이다. 내년 12월 초 EBS 방영을 앞두고 있다. 1차 시리즈에 등장했던 주인공들과 함께 새로운 캐릭터로 뽀로로의 여자친구 패티와 노래하는 허밍버드 해리가 합세한다. 2차 시리즈 외에 13편의 뮤직비디오와 각종 출판물과 교육용 게임도 함께 제작하고 있다.

뽀롱뽀로 뽀로로의 캐릭터 상품도 출시된 후 꾸준히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르고 있다. ‘하늘을 날고 싶어요’, ‘마술피리’ 등 애니메이션 동화와 20여종에 이르는 뽀로로 봉제인형 및 유아용 자전거를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히스상품이 줄잡아 150여종에 달한다.

뽀롱뽀롱 뽀로로는 지난해 ‘YMCA 올해의 좋은 프로그램’에 선정됐으며 ‘2004 대한민국캐릭터대상’ 문광부장관상, ‘2003년 대한민국애니메이션 대상’ 문광부장관상, ‘2003년 디지털콘텐츠대상’ 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해외에서도 ‘2003년 이태리 카툰스온더베이(Cartoons on The Bay) 페스티발’, ‘프랑스 안시(Annecy) 페스티발’ 등 해외 유수 영화제 본선에 올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아시아를 비롯한 유럽과 미주지역에 대한 수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스웨덴·덴마크·스칸디나비아·핀란드·아이슬란드 등 스칸디나비아 5개국에 수출돼 올해 하반기부터 TV 방영과 상품화 사업이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