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료정보정보시스템 갈 길이 멀다.
대부분 1년이 넘는 구축 기간을 두고 통합의료정보정보시스템 구축을 야심차게 추진해온 주요 병원들이 애초 개통 시점을 넘긴 것은 물론 일부 병원은 개통 후에도 구 시스템을 사용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7일 병원 및 SI 업계에 따르면 올해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개통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병원들은 건국대병원을 비롯해 국립의료원, 흑석동 중앙대병원, 신촌연세세브란스병원, 분당차병원 등으로 이 중 국립의료원과 건대병원만이 예정 목표였던 지난 7, 8월 시스템 가동에 들어갔고, 나머지 병원들은 목표 시점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u 호스피털 구현’을 전면에 내건 신촌세브란스 병원은 지난 5월 신시스템 가동 목표를 지키지 못하고 전사자원관리(ERP) 등 일부 시스템만 우선 가동했다. 오는 10월 1일 전체 시스템 가동을 목표로 병원 측과 SI 주관을 맡고 있는 LG CNS측이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흑석동 중대병원도 당초 사업 완료 시점인 지난 4월을 넘기고 9월 1일 신시스템 가동에 들어갔지만 현재 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대병원 측은 프로젝트 지연 이유나 구 시스템 재사용에 대해 “내부 사정으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분당차병원의 프로젝트는 올 연말까지 시스템 구축 완료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병원 측의 중도금 미납 사태로 주사업자인 삼성SDS측이 프로젝트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비용 문제만 해결되면 프로젝트가 다시 추진되지만, 이미 두 달 정도의 시간을 허비한 만큼 연말 개통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런 와중에 내년 3월 개원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의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동서신의학병원은 내년 3월 새로 개원되는 병원으로 의료정보시스템 가동은 필수다. 몇 차례 우선협상대상자가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은 병원 측은 최근 입찰제안서(RFP)를 다시 배포, 사업자 선정 작업을 재추진하고 있다. 현재 현대정보기술과 KT측이 입찰에 응한 상태지만, 어느 업체가 선정되도 홈페이지 구축과 같은 비교적 단순 작업부터 처방전달시스템(OCS)·전자의무기록(EMR)·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데이터웨어하우스(DW)·ERP 등 그야말로 병원 업무에 필요한 전 인프라를 단 6개월 만에 끝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앞서 사업을 목표대로 완수하거나 실패한 병원 모두 최소 1년이 넘는 기간을 두고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했다는 점과 비교할 때 기우만이 아니라는 견해가 다수다.
모 병원 프로젝트 중 EMR 구축을 담당한 한 업체 측은 “과업이 변경되는 등 프로젝트 진행에서 발생하는 일상적인 상황 외에도 단위 업무 시스템을 개발해도 개별 시스템 간 연동이 말처럼 쉽지 않아 일어나는 일”이라며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자체가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라고 토로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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