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현탁 ETRI 테라전자소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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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가 반도체 세상이었다면 21세기는 절연체-금속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11월께면 반도체가 아닌 금속으로 제작된 새로운 종류의 트랜지스터를 선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금속-절연체 전이현상’(MIT) 규명으로 현대 물리학의 난제를 56년 만에 해결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현탁 테라전자소자팀장(48)의 조심스런 전망이다.

 김 팀장은 ‘끊임없이, 남모르게, 확실하게’를 기본 모토로 연구에 매진해 왔다. “정부가 연구비를 잘안줄 땐 몰래 숨어서 멈추지 않고 연구했다”며 그 동안의 어려웠던 연구과정에서 겪은 속내를 털어놓았다.

 또 다른 어려움은 기밀 유지였다.

 “현대가 특허 전쟁이라는 판단 때문에 연구 결과가 새나가는 것을 결코 허용치 않는 시대이므로 연구원들과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대신 결과는 확실하게 하자는 지론으로 연구를 밀어붙였다.

 그러다 보니 지칠대로 지친 연구자들의 불만이 잇따라 터져 나오기도 했다.

 “현대 물리학의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만큼 워낙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연구영역이어서 ‘과연 가능성이 있을까,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자도 많았습니다. 그들을 하나하나 설득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김 팀장은 소속 연구원들이 MIT 연구에 진도가 안 나가고 힘들 땐 ‘인센티브’로 사기를 북돋웠다고 털어놨다. 이를 테면 기술 개발이 완료될 경우 100조원 시장에서 로열티 3%를 받으면 3조원, 그 가운데 절반은 정통부에 주더라도 40%는 연구자들에게 돌아오니 노후 걱정은 안해도 된다는 식으로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이미 김박사의 업적은 전세계 과학계에도 인정하고 여기저기서 공동연구를 요청해 올 만큼 획기적 기술. 김 팀장은 “시장유발효과가 66조원에 달하는 CDMA를 능가하는 기술임에 분명하다”며 “CDMA가 세계 이동 통신 분야의 새장을 열었다면 MIT는 고온 초전도나 거대자기저항 등 물리학뿐만 아니라 소자나 디스플레이 등 IT분야 전반에서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열티를 보장받기 위해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국에 원천 특허 16개를 내놨습니다. 이른바 특허 길목 지키기 전략을 구사한 셈입니다.”

 김 팀장은 “조직과 예산에서 한수 위인 선진국의 특허 공략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며 “연구자로서의 역할로는 이제 한계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에 이 분야를 차세대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육성할지의 결정은 정부가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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