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석
“4세대(G)에까지 ‘인텔 인사이드’ ‘퀄컴’ 로고가 들어가게 할 수는 없지 않겠냐.”
제주도에서 열린 ‘삼성4G 포럼’에서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4G 이동통신 시장에서 한국 IT기업들의 위상을 예고했다. 퀄컴·인텔 등이 주도해 온 2G·3G 이동통신 시장과 달리 4G에는 게임의 법칙을 확 바꿔 한국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힌 것.
와이브로가 세계화의 시동을 걸었다. 우리가 주도해 개발한 기술을 세계 표준기구에 제안하고 이를 상용화할 수 있는 핵심장비와 플랫폼을 개발해 글로벌업체들에 제안하면서 시장을 일궈나가는 첫 성공사례가 눈앞에 다가왔다.
그동안 우리는 CDMA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IT강국의 신화를 이룩했다고 남다른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그 그늘에 아파해 왔다. ‘휴대폰 핵심부품 국산화율 30%대’ ‘껍데기만 국산’ ‘연간 1조원에 육박하는 CDMA 로열티’ 등은 산업계는 물론이고 학계와 정부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1순위였다.
삼성 역시 ‘수입 왕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자체 기술진뿐만 아니라 중소업체 및 산·학·연 협동을 통해 CDMA모뎀칩 국산화 등에 매진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2류 제품으로 1류 제품을 만들기 어렵죠?” 얼마 전 베트남에서 가진 삼성전자 계열사 사장단의 미팅에서 이건희 회장이 이기태 사장에게 던진 말이다. 애니콜은 1류가 됐지만 아직 우리나라 부품산업의 경쟁력은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한 것. 동시에 부품 공급을 맡은 삼성 계열사들의 실력도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빗댄 말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이 일화를 소개하며 “삼성의 카메라폰에는 하이닉스반도체의 모듈이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면서 “국내 업체들이 이 정도만 해주면 4G 시대에는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는 2007년 ITU-WRC가 주축이 돼 4G의 주파수 할당이 시작된다.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3.5G·4G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 삼성이 국산 단일표준 HPi에 머무를 수 있었던 와이브로를 IEEE 802.16e의 국제표준으로 바꿔 세계화를 시도한 것도, ETRI 등과 함께 핵심 기술 개발에 매진한 것도 2G·3G의 오류를 더는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4G 시대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력이 이 사장의 애국심과 함께 세계화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제주=IT산업부·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