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C 잇단 `불통` 보상 지연 `분통`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잇단 사고를 일으키면서 입주 업체의 보상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KT의 IDC, 하나로텔레콤의 IDC(하나로엔진) 등에서 각각 전원공급시스템(UPS)과 항온항습기 고장으로 입주 업체들이 피해를 받아 최근 본격적인 보상 절차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보상에 대한 합의가 끝난 곳도 있으나, 대부분 협상 자체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 업체들은 KT, 하나로통신 등 문제가 된 IDC들이 적극적이고 투명한 보상보다는 일부 대형 업체 중심으로 협상을 벌이거나 합의하는 데 급급해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된 KT 목동 IDC는 지난 6월 세 차례에 걸쳐 수십여 분간 서버가 다운됐으며 이 사고로 NHN 등 입주사 80여개사가 피해를 봤다. 하나로엔진의 경우 지난 10일 전산실 내부의 급격한 온도 상승으로 주로 게임 업체의 서버 수십 대가 수시간 동안 불통됐다.

 이에 대해 입주사들은 IDC 업체들이 서비스수준계약(SLA:Service Level Agreement)을 통해 보상 기준을 제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작 문제가 터지면 업체와 상황에 따라 기준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SLA보다는 개별 기업의 협상력이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관건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KT IDC를 이용하고 있는 한 서비스 업체는 “이번 KT IDC 정전 사고로 우리도 최종 고객사에 보상을 해줘야 할 처지인데, KT의 보상이 지지부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사별로 협상이 진행되고 내용이 비밀에 부쳐져 있기 때문에 보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절차도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KT IDC는 국내 최대 포털 업체 NHN과 보상 협상에 들어갔다는 것만 확인하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입주사에 밝히기를 꺼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버 다운으로 인한 회사 이미지 및 신뢰성 손실 등의 간접적인 피해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보상을 받기가 더욱 어렵다. 입주사가 피해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등 보상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특히 소규모 입주 업체들은 피해 보상 협의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입주사 관계자는 “KT와 하나로는 모두 기간통신 사업자들이기 때문에 장애가 발생해도 흔히 공기업에서 볼 수 있는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문제가 된 82개 입주사 중 46개사가 보상 대상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 중 15개 업체와는 보상 협의를 이미 완료했다”면서 “나머지 31개 업체와의 보상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약관에 나와있는 서비스 장애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에 따라 보상하고 있으며 입주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고압적인 자세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류현정·손재권기자@전자신문, dreamshot·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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